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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기획특집] 동서울터미널 일대 맛집 & 쉼터 올 가이드


 


장병들의 애환이 깃든 그 곳, 얼마나 아시나요?
동서울터미널 일대 맛집&쉼터 올가이드


전국에서 모여드는, 혹은 전국으로 흩어지는 군인들이 꼭 거치는 장소. 가장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리고 가장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장소. 바로 터미널이다. 사회와 군대 사이에 있는 문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터미널이기에 이곳에서 보내는 1분 1초는 더욱 소중하다. 군인들에게 있어 자유와 구속의 갈림길, 동서울터미널 일대를 집중 탐구했다.

기획/ 조상목 기자
글/ 유희종 기자
취재·사진/ 민승기 신승호 송민수 인턴기자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전역을 오가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모이는 동서울터미널은 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터미널이다. 어느 날에 가도 군복 차림의 장병들이 여럿 눈에 들어올 정도. 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장병들은 들뜬 얼굴로 마중 나온 여자친구를 만나거나 그리운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달콤한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온 장병들도 있다. 휴가가 끝난 것은 아쉽지만 군인으로서의 마음을 다잡고 복귀를 준비하는 늠름한 모습이다. 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찾아오는 지루함과 배고픔에는 장사가 없다. 짧지만 소홀히 할 수 없는 귀한 시간인 만큼 동서울터미널 일대의 맛집과 쉼터를 찾아 알차게 누려보자.
동서울터미널 맞은 편 강변역 테크노마트 건물만 해도 영화관과 다양한 음식점들이 포진해 있고, 터미널을 나와 조금만 골목을 돌아가면 도처에 맛집이 숨어 있다. 장병들끼리 반주를 곁들여 밥을 먹고 당구 한 게임으로 사회에 나온 기분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중 나온 여자친구를 만났다면 맛있는 파스타와 함께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는 근사한 식당을 찾아보자.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새 책 냄새가 코 끝을 스치는 서점에 가거나 시끌벅적한 오락실을 찾아 추억의 게임에 빠져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처럼 다채로운 터미널 주변의 풍경을 발로 뛰는 <HIM>이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동서울터미널은 어떤 곳?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동서울터미널은 한진중공업이 1989년 9월, 4만 169.3㎡ 면적으로 설립했다. 전국 8개도를 모두 운행하는 시외노선 118개, 고속노선 14개가 있는데 주요 노선은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 하루 평균 이용객은 2만8,500명, 최대 수송 능력은 7만 명에 이른다. 전국 터미널 가운데 최초로 승차권의 전산 발매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터미널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로 1층 시외버스 매표소, 2층 고속버스 매표소와 대합실이 있다. 지상 3층부터는 사무실로 운영한다. 터미널을 찾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지하부터 지상 2층까지 여러 편의시설을 두고 있다. 제과점과 식당, 패스트푸드점에서 허기를 달랠 수 있고, 잡지와 책을 파는 가판대, 매점, 만화가게, 커피숍 등이 마련돼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느긋하게 쉬어갈 수 있다.
휴가를 나온 군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터미널로 꼽히며, 횡단보도만 건너면 바로 2호선 강변역이 나오기 때문에 접근성도 높은 편이다.



동서울터미널, 상황별 가볼 만한 곳①
군인들의 저녁식사

휴가를 나왔지만 버스에서 내려 그대로 헤어지기엔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고, 휴가가 끝나 복귀하려니 또 한 번 아쉬움이 밀려올 때! 부대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운한 마음을 털어낼 수 있는 곳도 동서울터미널이다.

산골 닭갈비


닭갈비의 본고장인 춘천의 순수한 맛을 그대로 재현한 닭갈비집이 동서울터미널 근처에 위치해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13년 전 동서울터미널 뒤쪽 골목길에 1호점을 열고 오로지 맛으로만 승부해 온 맛집 중의 맛집이다. 다소 외진 곳에 있어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지만 한번 온 손님은 그대로 단골이 되는 매력이 있다.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2년 전 근처에 2호점까지 열며 가게를 확장했을 정도다. 오로지 국내산 닭의 넓적다리 부위만을 고집하며, 채소는 가락시장에서 구한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에 관한 한 의심할 여지가 없다. 2인분 기준으로 음료수도 1병씩 무료제공! 특히 장병들에겐 음식과 음료수를 푸짐하게 주신다는 약속을 받았으니, 동서울터미널로 휴가 나온 장병들은 삼삼오오 모여 찾아가보자.


위치 |
테크노마트 건너편 구의공원방향 일동후디스에서 2블럭 지나 비어케빈에서 좌회전(1호점)
          동서울 터미널 하차장에서 동서울호텔방향으로 200m 직진(2호점)
영업시간 | 11:00am – 11:00pm (연중무휴)
가격 | 뼈없는 닭갈비 9000원(1인분)
전화번호 | 02) 444-7985(1호점), 02) 444-3985(2호점)
 

 
동서울터미널 당구장

터미널 지하1층 당구장은 찾아오기 쉽고 편하게 놀 수 있는 만남의 장소다. 전문적이고 고급스러운 큐대와 당구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4구대와 3구대가 각각 7대씩 구비돼 있고 포켓볼을 칠 수 있는 1대까지 총 15대의 당구대가 구비돼 있다. 동서울터미널 당구장을 관리하는 매니저는 2000점 이상의 프로선수로, 특별 레슨까지 받을 수 있다고. 요금이 1만원 이상 나오면 군인을 위한 특별할인과 차별화된 음료수 서비스도 받을 수 있으니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장병들을 위한 맞춤형 놀이터가 아닐까. 
 
위치 | 동서울터미널 지하1층  영업시간 | 8:00am~12:00am (연중무휴)
이용요금 | 10분에 1500원  전화번호 | 02) 444-8858
 

황실짜장

군대에서 가장 생각나는 음식으로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는 메뉴이다. 동서울터미널을 이용하는 장병들이라면 한번쯤 가보거나 들어봤을 만한 중국음식점이 있으니, 바로 강변역 맞은편에 위치한 ‘황실짜장’이다. 평소에도 군인들이 북적거리는 이곳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도 많이 찾아오는 맛집. 일반적인 중국집에 비해 인테리어도 현대적이고 깔끔하며, 사장님의 후한 인심 덕분에 양도 꽤나 푸짐하다. 부대원들과 둘러앉아 얼큰한 짬뽕 국물에 마시는 소주 한 잔의 그 맛.

위치 |
강변역 맞은편 지너스타워 2층 영업시간 | 10am – 9pm (연중무휴)
가격 | 해물짬뽕 7000원, 짜장면 4500원, 양념탕수육 14000원(소)
전화번호 |
02) 444 – 6078



동서울터미널, 상황별 가볼 만한 곳②
로맨틱한 데이트

오랜만에 만나는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휴가가 주는 가장 큰 기쁨이다. 함께 있는 순간순간을 깨알같이 즐기고 싶다면 동서울터미널의 데이트 명소를 놓치지 말 것.
 

크로스 컬쳐 뜨락

동서울 호텔 지하에 위치한‘뜨락’에 들어서면 화이트 앤 레드로 인테리어 된 깔끔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홀과 룸이 동시에 갖춰져 있어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의 입맛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각기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룸에서는 신발을 벗고 편하게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3인 이상부터 예약이 가능하다고. 홀에는 라이브 공연장도 마련돼 있고 올 10월 동서울아트홀이 문을 열면 연극, 뮤지컬 등을 관람할 수도 있는 복합아트센터의 구색을 갖추게 된다.
‘뜨락’은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날마다 다른 파스타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오후를 보내며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어 보자.
 
위치 |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 595번지 동서울호텔 지하 1층
영업시간 | 10:00am ~ 10:00pm
가격 | 안심스테이크 4만원, 쉬림프 풍기피자 1만2천원, 건자두치킨갈라틴리조또 1만2천원대
전화번호 | 02) 455 - 0101
 

LAVATE COFFEE

동서울터미널 근처 탐앤탐스 카페와 같은 건물 2층에 위치한 ‘LAVATE COFFEE.’ 심플한 인테리어와 편안한 분위기가 북적거리는 도심 속의 오아시스처럼 다가온다. 연인들이 조용히 사랑을 속삭이기에도 좋은 이곳은 팥빙수와 더치커피가 일품이다. 사장님이 국산 팥을 공수해 직접 만드는 팥빙수는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진한 맛이 나고, 찬물로 시간을 들여 우려내는 더치커피에는 향긋한 와인향이 감돈다. 찾아오는 연인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분위기는 입증된 셈이니,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달콤하게 즐길 일만 남았다.

위치 |
강변역 맞은편 지너스타워 2층
영업시간 | 평일 11:00am ~ 12:00pm, 일요일 1:00am ~ 12:00pm
가격 | 아이스 아메리카노 4천원, 더치커피 6천원, 팥빙수 8천원
전화번호 | 02)453 - 4393
 

테크노마트 하늘공원

동서울터미널, 강변역, 강. 동서울터미널 부근의 또 다른 데이트 명소는 바로 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하늘공원이다. 테크노마트 9층에 있는 하늘공원은 서울시 우수조망경관명소에 선정됐을 만큼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다. 왼쪽으로는 올림픽대교가 웅장하게 서 있고, 오른쪽에는 잠실 철교와 고층 아파트들이 보여주는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HIM>이 방문한 날은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는데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경관이 일품이었다. 늘어선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경치를 감상해도 좋겠지만, 점수를 따고 싶다면 부지런히 움직일 것. 영화 속 장면처럼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그네를 차지한다면 여자친구의 눈빛이 한층 다정해질 테니까.

위치 |
테크노마트 9층   개방시간 | 10:00am ~ 11 : 00pm



동서울터미널, 상황별 가볼 만한 곳③
‘차군남’의 고독

버스 시간은 한참 남았는데 혼자서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고 있는가? 동서울터미널만 제대로 알아도 ‘혼자놀기’의 명수가 될 수 있다. 차도남이 아닌 ‘차가운 군인 남자’의 고독어린 분위기를 풍기며 터미널을 누비다보면 지루함은 어느새 저멀리 사라져 있다.
 


헌혈의 집

헌혈만큼 군인들이 쉽게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동서울터미널 1층에 위치한 헌혈의 집은 그래서 군인들로 북적인다. 요즘 일부 부대에서는 군인들이 헌혈을 한 뒤 헌혈증명서를 제출하면 선행점수를 주고, 선행점수가 높은 장병에겐 휴가라는 엄청난 특혜를 준다. 보고 있나, 장병들? 멍하니 버스만 기다리며 앉아있지 말고 시간을 야무지게 보내보자. 음료수와 과자가 넘치고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헌혈의 집은 휴식과 선행점수라는 두 마리 새를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위치 | 동서울터미널 1층 롯데리아 옆
운영시간 | 평일 9:00am – 6:00pm 주말 10:00am – 6:00pm
전화번호 | 02) 446 – 3526

 

프라임문고

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다. 서점에 서서 우수에 찬 얼굴로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연출하며 여심을 사로잡아보자. 독서는 부대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착잡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테크노마트 1층에 위치한 프라임문고는 약 300평 규모의 제법 넓은 서점이다. 다른 대형 문고점보다 약간 은은한 조명이 책을 더욱 부각시켜주며, 매장 벽면 곳곳에 전시된 미술 작품들은 여유롭고 아늑한 까페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매장 가운데 위치한 잡지코너에는 남성, 여성별 잡지를 한데 모여 있어 심심한 대기시간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이다.
 
위치 | 강변역 테크노마트 1층 패션스포츠관 
영업시간 | 10:00am – 6:00pm
전화번호 | 02) 3424-1450
 

까치만화방


터미널에 너무 일찍 도착했거나 버스 배치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을 때, 부담없이 푹신한 소파에 앉아 쉬어갈 곳이 한 군데 있다. 터미널 2층에 있는 ‘까치만화방’이다. 가게는 작지만 내부 벽면을 빼곡이 채운 수백 권의 만화책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자장면을 시켜먹으며 소파에 기대 앉아 만화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샘솟는다. 일단 한 번 앉으면 한없이 편해져 시간가는 줄 모를 수 있으니 버스시간에 주의할 것!
 
위치 | 동서울 터미널 2층 매점 옆
전화번호 | 02) 447-3088


오락실

“너, 사회에서 철권 좀 했었다며? 나도 폴의 10단 콤보 정도는 할 줄 아는데. 한 판 붙어!” 같이 휴가 버스에 오른 동기녀석과 오락실 얘기를 하다가 경쟁심에 불타오를 때! 동서울터미널 2층 매점 맞은편으로 가면 말로만 듣던 실력을 곧바로 검증할 수 있다. 추억의 게임부터 최신 게임과 코인노래방까지, 있을 건 다 있는 터미널 오락실 덕분이다. 동전 몇 푼으로 부대 노래방엔 없는 최신가요로 스트레스도 풀고, 왕년의 실력을 발휘해 신나게 게임도 즐겨보자.

위치 |
동서울터미널 2층 매점 맞은 편





터미널에서 만난 장병들에게 물었다!
나만의 자투리시간 보내는 KNOW-HOW



15사단 수송대 어영광 일병


Q. 동서울터미널 근방에서 즐겨 찾는 곳이 있다면?
A. 휴가 나와서 터미널 지하 1층에 있는 중국집‘도선’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가까워서 가봤는데 음식 맛도 나쁘지 않았어요.
 
Q. 복귀 전 버스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때 주로 뭘 하시나요?
A. 강변역 맞은편 지하 1층 PC방에서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27사단 78연대 수색중대 최락원 병장


Q. 동서울터미널 근방에서 즐겨 찾는 곳이 있다면?
A. 터미널은 휴가 나왔을 때만 이용하니까, 즐겨 찾는 곳은 딱히 없습니다. 빨리 집에 가는 게 최고죠.
       
Q. 복귀 전 버스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때 주로 뭘 하시나요?
A. 책을 읽거나 담배를 피워요. 부대와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편의점에 들러 담배를 사기도 하고요.



강원도 속초 102기갑여단 서경범 일병

Q. 동서울터미널 근방에서 즐겨 찾는 곳이 있다면?
A. 휴가 때면 집에 가기 전에 부대 고참들이나 동기들하고 국밥에 술을 한잔 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동서울호텔 방향으로 가다보면‘진미뼈해장국’이라는 국밥집이 있는데요. 군인들에겐 특별히 양도 많이 주고 서비스도 괜찮아서 가끔 이용해요.
 
Q. 복귀 전 버스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때 주로 뭘 하시나요?
A. 터미널 안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거나 커피를 마십니다.
 



제16 전투비행단 작전전대 공중작전과 임찬우 병장

Q. 동서울터미널 근방에서 즐겨 찾는 곳이 있다면?
A. 강변역 맞은편 건물 2층에 있는 황실짜장을 자주 가요. 맛있는데다 양도 많아서 같이 휴가 나온 부대원들과 자주 가죠. 사장님도 친절하세요.
 
Q. 복귀 전 버스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때 주로 뭘 하시나요?
A. 롯데리아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터미널 1층 헌혈의 집에 가서 헌혈을 합니다. 헌혈의 집에는 만화책도 있고 간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시간을 보내기 좋아요.




군화의 영원한 짝꿍, 곰신들에게 물었다!
동서울터미널의 가슴 설레는 추억

이나리 (21세, 대학생)
첫 휴가의 기쁨을 간직한 아릿한 그곳

얼마 전인 8월 12일, 군화의 ‘4.5초’가 시작되던 날이었어요. 원래는 강원도로 날아가서 군화를 납치(?)해 오고 싶었지만, 선임분들, 동기들과 같이 아침 7시에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인천에 사는 저로서는 첫차를 타도 그 시간에 맞추기는 무리여서 동서울터미널에서 기다리기로 했죠. 늦지는 않았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동서울터미널로 들어갈 무렵, 가슴이 왜이리 콩닥거리던지... 마침 앞에 속초발 버스가 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내렸는데 아쉽게도 군화는 없었어요. 기다리는 동안 휴가 나온 군인들을 봤는데, 그렇게 많은 군인을 보는 게 처음이라 신기하고 재밌었죠. 그런데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 군화는 오지 않았어요. 50분쯤 기다린 끝에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드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군화! 오랜만에 보는 얼굴에 기쁨을 숨길 수가 없어 군화에게 달라붙어(?) 터미널을 나왔죠. 군화는 이제 복귀했지만, 동서울터미널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날이 금방 오겠죠? 정빈아, 보고싶다. 사랑해♥


남윤희 (23세, 어린이집 교사)
서로의 의미를 깨닫게 한 1분의 엇갈림

이제 막 상병이 된 군화의 고무신입니다. 어쩐지 휴가만 나오면 싸우는 저희는 이번 휴가에도 다투고 말았는데, 기분이 풀리지 않은 저는 복귀 날 강릉까지 배웅해주기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버렸어요. 하지만 내내 마음에 걸려서 결국 부랴부랴 동서울터미널로 갔답니다. 평일이라 동서울터미널로 가면 바로 군복 차림의 군화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요. 북적이는 사람들 중 반이 군인인 거예요. 아무리 둘러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우선 혼자 강릉으로 갔지만, 막상 도착하니 막막하더군요. 7시까지 터미널에서 만나지 못하면 부대 버스 타는 곳에서 기다릴 작정으로 앉아 있는데, 그 때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한 군인! 바로 제 군화였습니다. 알고 보니 1분 차이로 버스가 엇갈린 거였죠. 강릉으로 오는 2시간 40분 동안 쓸쓸했던 생각에 속상해하자 군화는 말없이 저를 안아줬어요. 함께 저녁을 먹고 부대까지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짧게만 느껴졌던 1분이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