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서 즐기는 럭셔리 레포츠
육군 1사단 11연대 승마동아리 ‘馳馬隊 치마대’
군부대에서 승마를 한다?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진짜 나타났다!
연병장 한 쪽을 승마연습장으로 만들어 놓고 매주 2회 3시간씩 승마를 배우는 동아리가
있었다. 조상의 기상을 이어받아 만주벌판까지 달려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승마를 배우는
‘치마대’와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치마대의 모든 것.
글/ 윤자영 기자 사진/ 조상철 포토 디렉터
우리가 승마를 하다니?
; 승마 배우는 동아리 혹시 보셨습니까? 아마 동아리에서 승마를 하는 곳은 전군
에서 저희 부대밖에 없을 겁니다. 누가 군대에서 말을 타볼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
습니까. 말이 연병장에 들어와 저희들을 태우고 다닌다니요. 꿈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였습니다.
두어 달 전이었습니다. 부대에 승마동아리가 생긴다는 겁니다. 믿을 수 없었습니
다. 호기심에 ‘나도 말 한번 타보자’는 생각으로 동아리에 들었습니다. 활동 첫날
떨리는 마음으로 연병장에 갔는데 진짜 말이 있었습니다. 말 이름은 ‘진심이’와
‘폴’이었습니다. 동물원에서밖에 말을 보지 못했던 저는 연병장에 온 말을 가까이
서 보는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물론 얘가 나를 발로 차지 않을
까 올라타면 몸부림쳐서 떨어뜨리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신기함을 넘어서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저와 같
은 반응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승마교육을 받고 말을 몇 번 타 보니 무섭기는커녕 재
미가 들리는 겁니다. 햇빛 쨍쨍한 더운 날씨에 병사들을
태우느라 땀을 뻘뻘 흘려도 진심이와 폴은 화 한번 내
지 않습니다. 저 순한 눈망울을 보십시오. 이제는 말
도, 승마도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간부님과 교관님의 도움으로
; 치마대는 병사 동아리장이 따로 없고 간부님들이 책임을 가지고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동아리 총 인원수가 30~40명으로 많아서 교관님 한 분으로는 수업이
어려운데 이 때 교관님과 함께 저희를 가르쳐주시는 분이 간부님이십니다. 알고
보니 저희에게 승마교육을 하기 위해 평일이고 주말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목장
을 찾아가 교육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완전 감동받았습니다. 대대장님도 함께 승
마를 배우시는데, 정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지게 말을 타십
니다. 보고 배우는 게 많습니다.
말과 승마용품은 부대 아래쪽에 자리 잡은 율곡목장에서 지
원해주십니다. 연병장에 만들어 놓은 승마연습장 시설도 목장
의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교관님은 목장 사장님이신
데 재미있으면서도 카리스마가 장난 아닙니다. 물품
지원에 강습까지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
희도 감사에 보답하고자 목장 근처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 도움을 드리
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과 여유가 넘치는 대대가 되다
; 사회에서도 쉽게 할 수 없는 승마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동아리 활동
에 열심입니다. 아무래도 사회에서 배우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 말입니다. 새로운
경험을 습득한다는 면에서 동아리에 대한 자부심도 많이 생겼습니다.
또 승마는 운동 효과가 아주 뛰어납니다. 살아있는 동물의 등에 올라타는 것이니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자칫하면 낙마로 다칠 위험도 있습니다. 안장에 오
르는 순간부터 온몸의 근육들이 벌을 서는 것처럼 긴장하는데 이렇게 몇 달을 하
고 나니 몸이 이전보다 가뿐해 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승마를 함으로 인해 군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대대 분위기까지 밝아진 느
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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