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보병사단 11연대
목소리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
아카펠라 동아리 낭만육탄
악기나 반주가 없어도 된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장병들, 낭만육탄의 멋진 하모니에 귀가 먼저 호강한다
by 윤자영 photo 권윤성
다섯 명의 출발, 어벤이겨쓰
요즘 육군 제1보병사단 11연대 장병들은 노래 부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올해 5월, 병영문화예술체험의 일환으로 생긴 아카펠라 동아리 낭만육탄 덕분이다. 사실 처음 아카펠라 동아리가 생긴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동아리에 들겠다고 선뜻 나서는 병사는 많지 않았다. 아카펠라가 악기 반주 없이 노래로만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보니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초의 인원은 노래를 잘하는 병사들 위주였다.
다섯 명의 인원이 동아리에 들어오기를 원했고 동아리의 이름은 ‘어벤이겨쓰’로 지었다. 히어로들이 혼자일 때보다 하나로 뭉쳤을 때 더 큰 힘을 낼 수 있듯이 목소리를 모아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하는 아카펠라도 어벤져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 다만 어벤져스의 ‘져스’가 졌다는 뜻 같다는 의견이 나와서 ‘이겨쓰’로 바꾸게 된 것이다. 병영문화예술체험사업의 하나였던 터라 이들을 지원해주는 임승규 강사도 항상 함께했다. 임승규 강사의 열정은 누구보다 높았다. 병사들은 그의 지원에 힘입어 아카펠라에 재미를 붙여 갔다.
강사와 병사의 의기투합
그러던 중 통일부에서 주최하는 통일안보비전결의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렸다. 대회는 평화통일과 안보에 대한 생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무대에서 펼쳐 보이는 것. 통일에 대한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보자는 마음으로 이들은 대회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약 2주간의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를 대회곡으로 선정하고 임승규 강사가 편곡한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갑자기 노래연습에 매진하더니 대회에 나가 상까지 받은 전우들의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은 것일까. 동아리에 관심이 없던 병사들도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아카펠라를 배우고 싶다는 인원이 늘었다. 다섯 명이었던 동아리원은 현재 서른여덟 명이 되었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이름은 낭만육탄으로 바꾸었고 체계도 잡혔다. 일단 음치, 박치는 개인트레이닝을 받았고, 음악을 전혀 모르는 병사들을 위해서는 악보를 보는 법 등의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연습은 개인정비시간을 활용하곤 하는데 노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병사들은 파트장으로 정해 이들을 중심으로 개인정비시간에 파트별 연습을 진행하기도 한다.
“혼자서도 연습을 많이 합니다. 강습시간에 배운 것을 지속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실력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다들 열정적으로 연습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으로 만드는 즐거운 병영
지난 7월에는 서른여덟 명의 인원으로 사단에서 열린 군가경연대회에 참가했다. 그렇게 군가를 많이 들었던 적이 없을 정도로 많이 듣고 선정한 노래는 ‘전선을 간다’. 작년 국방부 군가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수도방위사령부의 합창단이 선택했던 곡이었다. 이곡으로 낭만육탄은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다. 이제 ‘강한 친구 대한 육군’으로 군단의 군가경연대회를 준비 중이다.
얼굴은 알고 있지만 각 중대에서 모여 데면데면한 사이였던 병사들은 연습과 대회를 치르면서 서로 많이 친해지고 표정도 몰라보게 밝아졌다. 동아리 담당간부인 백승희 대위는 “병영생활을 하면서 병사들이 아카펠라를 통해 단합하고 하나 되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며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는 것도 욕심이 나지만 대회에 대한 것보다는 병력들이 동아리 활동으로 인해 스트레스도 풀로 많이 웃는 것 같아 즐겁다” 동아리활동에 대한 즐거움을 내비쳤다. 음악을 통해 안전하고 즐거운 병영을 만드는데 솔선수범하는 아카펠라 동아리 낭만육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즐겁게 연습하는 그들의 하모니가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적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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