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포병여단 밴드동아리 MOPP
음악이 좋아 만든 동아리
MOPP의 시작은 우연히 찾아왔다. 단지 군 생활을 더욱 즐겁고 활기차게 해보자는 생각에 대대 장병 몇몇이 모여 밴드를 결성했고, 주말마다 연습에 매진했다. 대회에 나가거나 공연을 염두에 둔 연습이 아닌 함께 모여 즐기기 위한 시간이었다. 밴드 동아리라고 하기에는 장비와 시설이 부족했고 또 변변치 않았지만, 이들이 내는 연주 소리는 연습실을 가득 채우고 남았다. ‘우리들만 즐거웠던’ 연습을 열심히 하던 어느 날 우연히 무대에 오르게 됐다. 부대 개방 행사를 맞아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로 밴드 동아리 공연을 펼치게 된 것. 본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의 일이었다.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는 생각에 동아리 회원들은 고민했지만 망설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도전마저도 즐기고 싶었다. "그땐 지금보다 부족함이 더 많았어요. 그냥 우리 스스로 즐기자는 생각에 신나게 연주하고 노래 불렀죠. 공연이 끝나고 정말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어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동아리장 유병우 병장은 그때의 첫 공연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떨린다며 당시 분위기를 이야기했다. 공연을 함께 즐긴 전우들의 모습에서 밴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도전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고, 가능성은 조금씩 희망으로 변해갔다.
열정뿐이었던 시작
MOPP는 작년 9월에 창립했으니, 일 년이 채 되질 않은 신생 동아리다. 대대 최초 동아리이자 공식 밴드 동아리. MOPP라는 이름은 ‘Music Of Perfect Paradise’의 줄임말로 음악을 하는 순간만큼은 최고의 낙원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이들의 첫 시작은 결코 낙원이 아니었다. 장비라고는 어쿠스틱 기타와 드럼뿐이었고 이마저도 온전한 편은 아니었다. 막상 모이긴 했지만 정작 아무것도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동아리가 공연 횟수가 늘고 인지도가 생기면서 서서히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대대장님의 보이지 않은 노력도 한몫했다.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의 활동 여건을 최대한 보장 해주고자 노력했고, 연습과 공연에 물심양면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간단한 장비들은 동아리 회원들이 조금씩 보태 구매했고, 부족한 장비들은 인근 교회의 도움을 받아 빌려 쓰고 있다. 부족한 장비로 인해 더 좋은 음악을 펼치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오히려 지난해 크리스마스 동아리 발표회에서는 베이스와 피아노가 추가되면서 조금 더 풍부한 음악을 부대원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며 자랑한다. "동아리 모집 공고를 내고 희망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각기 다른 포대 인원들이라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습니다. 하지만 연습과 공연을 거듭하면서 지금은 둘도 없는 전우가 되었죠."
즐거운 병영을 만드는 시간
MOPP 회원들은 개인정비 시간을 쪼개어 연습하고 있다. 훈련과 근무에 매진하기에 개인정비 시간에는 그냥 좀 앉아서 쉬고 싶을 법도 한데, 그 시간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모두 즐겁다고 한다. 덕분에 생활이 더욱 즐거워졌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MOPP가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회원들의 다수가 실용음악, 뮤지컬 등 음악 전공자였던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음악 전공 회원들이 비전공자들을 도와주면서 실력도 부쩍부쩍 늘었다. 음악 전공자들은 군에 와서도 음악을 할 수 있어 좋고, 비전공자라도 음악과 악기에 관심 있는 회원들은 군에서 평소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면서 군 생활을 더욱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앞으로의 동아리 계획에 대해 유 병장에게 물었더니, “동아리가 계속 유지되며 더 유쾌한 동아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후임들이 동아리를 이어가고 그래서 부대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공연을 펼치는 동아리가 되겠다는 말이다. MOPP는 오는 8월 방송 시작하는 Mnet <슈퍼스타 K7> 예선에 참여한다. 본선에 오르고 TOP 10에 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가 아닌 참여의 기회를 통해 동아리의 실력을 한 단계 키우면서 즐기고 싶다는 유쾌한 목표라서 이들의 음악이 더 유쾌하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