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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2014.5] 육군사관학교 군마대

 

우리는 육군사관학교 군마대다

 

군마대는 육군사관학교에 소속되어 생도들의 승마 교육을 담당하며, 퍼레이드 등 육사의 크고 작은 행사에 쓰이는 말을 관리, 운용한다. 군마조교병은 단 3~4명만 선발되어 군마대장, 수의병, 행정병, 주무관 그리고 튼튼한 준마들과 함께 복무중이다. 이름은 쉽게 입에 붙지만 군마대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부대인지 몰랐다면, 군마조교병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말! ! !에 귀기울여보자.

 

 

 

 

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더하듯 올곧게 앞으로 나아간다

 

특기병 중에서도 유일무이한 특수성을 가진 보직인 만큼 군마조교병의 하루 일과는 보통의 장병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오전 5시에 기상해 군마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과업을 시작하는, 식사는 하루에 4(5시 조식, 11시 중식, 16시 석식, 21시 야식) 이뤄진다.

오전은 주로 생도 교육과 마필 관리 업무로 보낸다. 교육이 있을 경우 주제에 맞게 말을 미리 트레이닝시키고, 몸이 다 풀리면 실제 수업처럼 예행을 갖는다. 마필 관리는 건강 상태 체크와 청결 관리 작업으로 나뉘는데, 배변, 피부, 안구, 호흡, 말발굽, 걸음걸이 등 15가지 사항을 확인해 건강을 돌보고, 늘 깨끗이 유지시킨다.

입대 전부터 말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이들이지만, 군마들의 돌발행동으로 인한 부상 위험은 늘 산재한다. 가끔 말에게 손이나 팔을 물리기도 하는데, 살점이 떨어져나갈 정도로 큰 고통이 따른다고. 또한 말발굽에 발을 밟히는 건 20kg 무게의 아령을 발등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고 하니 늘 말에게서 시선을 놓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육체적인 고통은 극히 작은 것이고, 진정 고통스러운 건 세상을 떠나는 말과 대면하는 순간이라고 한다. 말은 대개 25~30년쯤을 사는데, 군마대에도 건강상의 문제로 휴양마판정을 받은 20대 중반의 마필들이 눈에 띄었다. 먹여주고, 씻겨주고, 재워주며 동고동락한 말들의 죽음은 병사들에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아픔이라고 했다.

입대 전 말을 타고 달리기만 했던 기수에서 군 생활을 통해 말의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는 군마조교병으로 거듭난 청년들은 스스로의 성장세를 뚜렷하게 느끼고 있었다. 몸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지식이나 기술을 생도들에게 전수하는 일, 안전사고 없이 교육을 완수하는 것인지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한편으론 장병들이 군마들을 세심히 보살피는 만큼 말들 역시 그들의 군 생활을 돕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군 생활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이 낯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숙히 지내왔던 친구 같은 존재가 함께 있어준다면 낯선 두려움 따위 시나브로 걷혀지지 않겠는가? 그러니 군마와 조교병이 함께 달리는 길 앞에 거칠 것이 뭐 그리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