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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병영은 지금] "일선 병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 병영문화 혁신 바람을 진단한다

 


 


 


“일선 병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병영문화 혁신 바람을 진단한다

 

 

 

선진 병영문화,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우리 군은 창군 이래 수없이 새로운 규율과 제도, 문화를 혁신해 왔지만 일선 병영 현장에서 느끼는 혁신의 강도와 군 생활 만족도는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월간<HIM>은 전문가의 진단 및 처방과 함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최근 일고 있는 병영문화 혁신 바람을 입체적으로 담았다.

 

최근 군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사고들은 갈수록 그 피해와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보다 근원적인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물론 과거에 비해 사건 사고와 인명 손실의 수치가 줄어 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군 사고는 한번 터졌다하면 국민적 관심과 이해 관계, 그 폭발력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속성이 있다. 게다가 우리 국민 누구도 과거와 현재, 미래에 있어 군과 연관이 없지 않다는 사실까지 감안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지구촌에서는 유일하게 남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나라다. 언제 터질줄 모르는 그 팽팽한 긴장의 연속 속에서 일선 병영문화까지 신경써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이념적으로도 군사적으로 남북이 날 선 대립을 하고 있는 구조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선진 병영문화가 전투형 강군의 조건

 

언제든지 적과 싸워 이겨야 하는 ‘하드웨어’적인 군의 정체성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선진 병영문화가 함께 확립돼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 군에게는 현재 명확히 싸워야 할 상대와 적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소프트 파워’ 선진 병영문화보다는 당장 싸워 이기는 ‘하드 파워’ 전투형 군대 육성이 최우선시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하드 파워 전투형 군대도 소프트 파워 선진 병영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진정한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실전적이고 강인한 교육훈련을 통해 우리 군이 세계 최강의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최강의 강군도 선진 병영문화가 정립되지 않으면 진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대군의 전투력은 단순히 ‘총구’ 첨단 무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빵과 자유’인 실질적 복지에서 나온다.

 

김학송 전 국회 국방위원장은 “우리 군에 있어 가장 큰 국방개혁은 우리 젊은이들이 진정으로 가고 싶은 군대, 우리 부모들이 정말로 걱정없이 자식들을 웃으면서 보내는 군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육군 대장 출신인 서종표 국회 국방위원 역시 “최첨단 무기도 중요하지만 일선 군인들의 사기를 충천하게 해 줄 군인 복지가 뒷받침돼야 우리 군이 강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군대’가 바로 국방개혁

 

군 안팎의 많은 전문가들은 과거 병영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선진 병영문화 정착을 위한 수많은 시도를 해 왔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병영문화 혁신과 2011년 현재 병영문화 혁신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군 밖의 모든 환경은 정말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의 병영문화와 군 복지는 그 시대 변화를 좇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냉철히 자문해봐야 한다. 여기서부터 선진 병영문화를 위한 혁신과 진단, 처방이 시작돼야 한다.

 

시대 변화는 단순히 인간을 둘러싼 환경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인드까지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군의 복지라는 개념 역시 단순히 먹고 자고 입는 의식주의 개선을 넘어서야만 한다. 일선 지휘관들의 리더십과 부대 관리 마인드가 시대 변화와 흐름을 따라잡고 더 나아가 선도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선진 병영문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병조 국방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병영문화 개선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면서 “사실 그동안 우리 군과 군인들이 많은 노력을 한 결과 병영문화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상식을 초월하는 사건과 사고가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한다.

 

아울러 김 교수는 선진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 “장병들을 정말로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간부들의 지휘·통솔 능력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면서 “병사들은 내부 위계를 중시하고 위계별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자유시간 보장을 원하고 있다”고 조언한다.

 

 

 

장병 인격적 대우·지휘 통솔력 한층 제고

 

김병조 국방대 교수는 국방부도 “군 문화와 관련된 업무는 국방 문화정책을 주관하는 부서에 맡기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면서 “군 문화정책 담당 부서에서 주관해 일원화된 조직, 일원화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올바른 진단 없이는 올바른 처방도 할 수 없다”면서 “문제의 당사자인 병사의 입장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해결 방안의 시행도 지휘부 주도로 또는 입장에서 추진되면 기대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다”면서 “병사들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 교수는 “병영문화의 문제점 발견과 개선 지향의 과정에는 병사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절실하다”면서 “특히 병사들이 서로의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해결하는 버디-버디(Buddy-Buddy·함께 친구) 프로그램의 시행이 시급하다”는 처방을 내놓는다.

 

우리 군에서 크고 작은 사고·사건이 터질 때마다 병영문화 혁신 대책들이 사후약방문식으로 쏟아진다. 하지만 사건·사고가 난 그 당시와 지금의 부대 관리 시스템, 지휘관의 지휘 방침과 철학, 일선 장병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들이 얼마나 현장에서 적용되고 달라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세밀히 점검하고 단단히 챙겨야 한다. 그래야 우리 병영에 잔존하는 악·폐습을 뿌리 뽑고 선진 병영문화를 하루 빨리 정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