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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밀리터리 리포트] 가정처럼 편안하고 즐겁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 병사들의 집, 병영생활관

 




 


가정처럼 편안하고 즐겁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병사들의 집, 병영생활관

 

 

 

 

하루 24시간 군대에서 생활해야 하는 병사들에게 병영생활관은 집과 같다. 병영생활관은 1960년대초 A형 막사로부터 시작되어, 1970년대초부터 건축된 통합 막사, 1987년부터 건축된 현대화 막사 등의 유형을 거쳐 진화한 것이다. 병영생활관은 2004년부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2012년 목표로 했던 개선사업을 100% 마무리하게 된다. 그런데 이를 어쩌랴? 목표 완료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한동안 땅콩주택이 사람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땅콩주택은 한 개 필지에 닮은꼴로 나란히 지어진 두 가구의 집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것이지만 미국에선 ‘듀플렉스(duplex)홈’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아파트의 투자 가치를 확신할 수 없게 되고, 무엇보다 주거 선택의 기준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주거 유형의 하나로 등장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아파트의 기계적이고 비인격적인 생활 방식, 프라이버시의 부재 등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비교적 경제적인 비용으로 마당과 자연이 있는 생활공간을 확보하여 자연과 더 가까이 호흡하고 흐려져가는 가족 공동체 정신을 재건하려는 욕심으로 이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그간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의 투자 가치라는 광풍에 눌려 희생되어 왔던 집의 본래적 기능, 즉 추위나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는 기초적 기능 이외에 부가된, 정서적 안정과 오락의 기능, 가족들 서로간 사랑과 유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기능, 즉 가정으로서의 기능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을 떠나 24시간 군대에서 생활해야 하는 병사들에게 집과 같은 곳은 병영생활관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병영생활관은 1960년대초에서 1970년대말까지 지어진 A형 막사로부터 시작되어, 1970년대초부터 건축된 통합 막사, 1987년부터 건축된 현대화 막사 등의 유형을 거쳐 진화한 것이다. 사실 2004년 본격적으로 병영시설 개선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하기 까지는 병영시설 개선에 회의적인 시각도 군 내부적으로 상당히 있었다. 워낙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데다가, 열악한 환경에서 함께 견디며 생활하는 것 자체가 군인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병영시설은 기본적으로 영구적인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이의 개선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가 상대적으로 더 지지를 받았다.

 

 

 

 

미군은 전방작전기지의 가정화 개념까지 도입

 

그러나 빈발하는 사고로 병영문화의 혁신을 도모하게 되면서 열악한 병영시설 환경의 개선 필요성에 국민적 공감이 이루어지고, 병사들의 삶의 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병영생활관 개선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2004년 300여개의 GOP 및 해·강안 부대를 시작으로 개선사업이 진행되었고, 2012년이 되면 목표했던 개선사업은 100%를 달성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병사들이 침대형 내무반과 현대적 욕실, 회의실 등이 갖춰진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가정처럼 편안하고 즐거우며,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병사와 군, 사회적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병사들의 병영생활관 개선이 목표를 달성하였다고 안도하고 싶은데, 병사들의 병영 생활에 대한 선진국의 인식은 또 성큼 저 멀리 나아가버렸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전방작전기지(FOB: Forward Operating Base)를 가정화하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것을 그 사례로 볼 수 있다. 흔히 FOB는 ‘완전한 지원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채 전술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지’로 전술적인 작전을 위한 발판 차원에서 그저 편의만 제공해 주는 곳이라는 통념을 깨고, ‘가정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또 하나의 가정’으로 변화된 작전기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에어컨이 갖추어진 침실과 업무용 이동막사, 동굴형 식사 시설, 거대한 PX, 카푸치노 바, 잘 갖추어진 체육관을 구비하고 있다. 이러한 설비들로 인해, 이 기지는 전투중인 군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수많은 스트레스와 욕구불만, 불편을 경감시켜 전투의지를 재충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전장의 긴장감으로부터 심리적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구비된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전화와 MSN 메신저 같은 첨단 정보통신수단도 있다. 이는 장병들이 주둔지 외부와 여러 가지로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을 주고 본인의 가정과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장병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정신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또 동료들과 단합하여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고 재충전하면서, 임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