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대 김재욱 이병의 2011 송년 이야기
육군 5사단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저마다의 맡은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 중 특별한 두 남자가 있다. 한 사람은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복무 중인 비(정지훈), 그리고 또 한 사람은 공병대대에서 야전보병으로 복무중인 배우 김재욱이다. 하지만 김재욱의 열혈 팬이 아니라면, 지난 7월 5일 조용히 훈련소로 향한 그의 입대 사실조차 몰랐을 터. 트레이드 마크인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커피프린스 1호점> <나쁜 남자> 등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던 김재욱. 이제 갓 신병교육을 마친 비는 후일로 미루고, 먼저(짬밥순) 김재욱 이병을 만났다. 군대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 끈끈한 전우애의 동료들과 김 이병이 펼치는 2011 송년의 알콩달콩 병영이야기.
촛불 하나로도 타오르는 네 남자의 전우애!
송년기획으로 마련한 이번 ‘HIM이 만난 이 달의 병사’는 달라도 뭔가 달랐다! 김재욱 이병과 함께 고참 병사 셋이 함께 출연했기 때문인데, 김 이병과 동고동락하며 끈끈한 전우애를 불태운다는 세 사람의 등장으로 촬영장 분위기는 더욱 훈훈했다. 케이크 하나를 놓고 펼친 사나이들의 우정,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미소를 안겨 주었던 네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멋진 남자’ 된 ‘나쁜 남자’, 김재욱
김재욱 이병의 실제 군 생활은 어떨까. 그와 가장 가깝게 지낸다는 같은 생활관 병사 세 명의 이야기다. 김 이병이 자신의 소대로 배치된다고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김 이병의 첫인상은 어땠는지가 궁금했다. 먼저 김 이병의 첫인상을 물어보자, ‘잘생겼더라’, ‘멋있더라’ 는 답변이 동시에 나왔다. 수려한 외모와 훤칠한 키로 훈훈한 포스를 풀풀 풍기는 김 이병이 옆에서 웃자, 올해 말 전역을 앞둔 장양호 병장이 당시를 회상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처음엔 연예인이란 생각 때문일까? 조금 다가가기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보통 신병들에 비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책임감을 갖고 군생활에 임하는 김 이병의 모습에 그를 다시 보게 됐다고. 옆에서 듣고 있던 김창선 상병도 거들었다. “사실 연예인이라서 일반인과 조금 다를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 생활해보니 ‘똑같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히려 너무 편하고, 맡은 일을 꼼꼼하게 잘 해줘서 고마울 정도죠.” 김창선 상병은 김 이병이 온다고 처음 들었을 때, 그가 누군지 잘 몰랐단다. 하지만 김 이병이 출연했던 드라마 이름을 듣고, 그 작품 속에 녹아든 캐릭터를 생각하고 나서야 “아! 그 사람이 김재욱이었구나” 알아차렸다고 한다.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의 ‘차가운 도시 남자’ 역할의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첫인상은 짧게 자른 머리가 군복과 어우러져 단아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같이 농구도 하고, 생활관에서 축구게임을 함께 즐기면서 여느 병사와 다를 바 없는 김 이병의 불타는 승부욕을 보며, 그런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더욱 호감이 갔다고. 그때 조용히 옆에서 듣고 있던 김상호 병장도 입을 열었다. “저는 연예인이 온다고 들었을 때 사실 별다른 감흥이 없었어요. 어차피똑같은 사람인걸요.” 김 병장은 김 이병도 우리랑 똑같은 사람인데, 굳이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나 싶어 편견 없이 그를 대했다.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함께 군생활을 하는 전우로서 차별 없이 다가간 점이 김 이병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하지만 순간 순간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 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수시로 답지하는 팬레터를 보면서라고.
군대에서 만들어가는 소중한 인연
아무리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군대라지만, 이곳도 엄연한 사회! 그들에게도 어김없이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계획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들려온 반응은 깊은 한숨뿐. 그 와중에 나름 군대에서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장양호 병장이 먼저 말했다. “작년엔 대대 자체적으로 장기자랑 등 이벤트를 했어요. 가장 잘 한 병사에게 포상도 줬는데…. 올해는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쉬운 투로 말하면서도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전역 날짜가 코앞까지 다가온 장 병장에게 있어 이번 크리스마스가 무엇이 그리 대수랴? 옆에 있던 김상호 병장이 말한다. “이번 저희 소대에서 자체적으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예정이에요. 마침 그날 전역하는 선임이 있고, 생일자도 있고. 게다가 크리스마스니까 기분도 좀 내야겠죠?” 그럼 그 특별한(?) 파티 메뉴는 뭐냐고 묻자,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전역자와 생일자가 있으니, 남자들만의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겠죠? (웃음)” 왠지 뜨거운(?) 전우애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다. 끝으로 새해도 다가오는데, 기분 좋은 덕담 한 마디씩 주고받기로 했다. 이번에도 가장 고참인 장양호 병장이 먼저 입을 뗐다. “생각보다 2년이란 시간이 정말 빨리 갔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군 생활 동안 전우들과 잊지 못할 추억거리도 많이 만들고, 자신이 목표한 것 한 가지라도 꼭 이루고 나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운동이 됐든, 공부가 됐든.” 김재욱 이병에게는 따로 제법 진지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재욱아, 먼저 전역해서 미안하다. 같이 더 오래 군 생활 하고 싶었는데 막상 전역할 때가 되니 아쉽다. 남은 군 생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고 전역하고도 연예계에서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 이어 김상호 병장도 한마디 보탰다. “작년 연평도사건 이후 크고 작은 훈련이 많아졌어요. 훈련이 잦다보니 크고 작은 부상자가 늘어난 것도 현실이구요. 비록 앞으로 훈련이 더 많아지고 힘들어지더라도 무엇보다 다들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전역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군 생활을 해보니 인간관계만큼 중요한 게 없더라구요. 정말 좋은 사람들 많이 사귀어서 전역하고도 꾸준히 연락했으면 좋겠습니다.”그의 말에 감동이라도 한 듯 김창선 상병이 곧이어 말을 이어받았다.
“그동안 선임들이 잘 이끌어준 만큼 그 기강을 잘 이어받아서 아무 사고없이 전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네 남자들에게 있어 군대란 지금처럼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는 공간이자, 평생 간직할 추억의 장소로 깊이 기억 될 듯싶다.
‘황금열쇠’를 거머쥔 남자, 김재욱 이병
상승열쇠부대로 불리는 5사단에서 김재욱 이병은 전역 후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황금열쇠를 거머쥐고 상승 스펙을 쌓고 있다. 군 생활을 하며 내면에 더욱 단단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그가 가진 황금열쇠는 반짝반짝 빛나면서도 굳세리라.
이 남자의 전역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연예인 김재욱의 시작은 ‘모델’이었다. ‘모델 김재욱’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 모델로 꼽혔다. 그러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달자의 봄>을 통해 ‘배우 김재욱’을 선보였다. 그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것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그것을 계기로 뒤이어 <나쁜 남자>, <매리는 외박 중>에 출연하며 ‘모델 겸 배우’로 자리 잡은 김재욱.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이 다가 아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록밴드 월러스에서 보컬 및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하며, 일본 홍콩 등지에서 대규모 팬미팅을 개최하는 등 차세대 한류스타로도 가능성을 보였다. 록밴드를 추구하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국내·외 뮤지션은 그룹 너바나와 김창완. (이쯤에서 월러스의 대표곡을 하나 소개하자면, ‘언제부턴지 아무 일 없던 내 일상 안에 숲 속에 살던 그녀가 짠! 하고 나타났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서울마녀’가 있다.) 어디 그뿐이던가. 그는 가수 김동완과 함께 뮤지컬 <헤드윅>의 주인공역으로 출연했다. 당시 김재욱의 연기를 본 관객들은 ‘헤드윅을 보러 온게 아니라, 배우 김재욱을 보러 온 것 같았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것을 보면 그가 ‘찔러보자’는 심산으로 가수와 뮤지컬 배우에 도전했던 것이 아님을 잘 알 수 있다. 여러 분야를 독식(?)하려고 하는 이 남자, 그 중 가장 주목 받고 싶은 분야는 무엇일까.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딱 잘라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모델을 했던 것도 아니고,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가수를 했던 것도 아닙니다. 모두 다 제가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전한 것뿐입니다. 전 그저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대중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구요.”
전역 후, 이 남자가 남길 족적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건 군 생활이 그를 더욱 더 비상하게끔 만들어 줄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 아닐까.
군 생활은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
늦은 나이에 입대를 한 김 이병은 평소 병역이행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다. 20대 초반에는 바쁜 연예 활동 때문에 군 입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군 입대를 계획한 것은 20대 중반부터. 불현듯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필요했던 김재욱은 군대를 택했다. 그리고 그는 어떻게 하면 군 생활을 좀 더 의미 있게 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래서 군 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상담을 받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야전에서 군 복무를 하다가 후에 연예 병사를 지원하라’는 등 선배들의 여러 조언을 들었다.
“저는 일반 병사로 군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전공을 살려 군악대로 전입하게 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곳도 역시 야전의 형태를 띤 부대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미 이곳의 병사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갈 수 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야전’을 강조하는 김 일병은 야전보병 외에도 참 다양한 보직을 갖고 있다. ‘보급병’, ‘의무병’도 맡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팬들이 선물을 많이 챙겨 보내줍니다. 과자가 대부분인데,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서 주위 병사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래서 타칭 보급병이구요, 또 간단한 비상약은 병사들이 의무실 대신 저에게 얻어가기도 해 의무병 또는 ‘김보건’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이 순간 김 이병에게 보낸 자신의 선물이 이름 모를 병사에게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아쉬워하는 팬이 있다면 너무 섭섭해 하지 말자. 그대들 덕분에 군 생활이 넉넉해지는 김 이병이 아닌가. 김 이병은 전공대로 행사 지원 파견 근무를 나가기도 한다. 지난 9월에는 ‘낙동강지구 전투 전승기념행사’에, 10월에는 ‘지상군 페스티벌’과 계룡산 ‘갑사 산사음악회’에 참여했다. 행사에서 만난 강인(김영운) 상병, 조정익(유건) 일병과도 끈끈한 정을 맺고 있는데, 두 사람은 이미 ‘이 달의 병사’로 월간 <HIM>의 표지를 장식했던 선임들이다. “영운이와 정익이는 연예 활동을 할 땐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던 친구들입니다. 연예계에서 만났다고 하더라도 아마 예의 차리기에만 급급했을 것입니다. 군대에서 만나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역할 때까지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은 김 이병. 군대에는 영원히 남을 군대만의 소중한 인연과 추억이 있다. 그에게 군대가 선물한 소중한 인맥이 만들어 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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