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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2012. 10 곰신데이트] 육군 제9사단 현달산대대 홍영택 이병 & 신자현 양

[2012. 10 곰신데이트] 육군 제9사단 현달산대대 홍영택 이병 & 신자현 양

 

 

 

육군 제9사단 현달산대대 홍영택 이병 & 신자현 양

“‘네’가 아닌 ‘우리’의 군 생활이 되기를”

 

진녹색 작은 상자 속에 잠들어 있던 커플링이 오랜만에 한 쌍 모두 제자리를 찾았다. 두 사람이 만나는 날마다 함께하는 반지가 이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조용히 들려주었다. 아침부터 분주히 서로를 향해 달려왔을 홍영택 이병(21)과 신자현 양(22)의 데이트 당일. 지난밤부터 기자를 마음 졸이게 했던 비소식이 무색하리만치 하늘은 청명했다.

 

글/ 유희종 기자

사진/ 권윤성 포토그래퍼

 

역대 최고 닭살 커플의 등장

 

 

첫인상은 그렇지 않았다. 데이트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두 사람은 입시를 앞둔 홍 이병의 동생이 원서를 넣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뿐, 닭살 커플의 조짐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었다. 촬영을 할 때도 마찬가지. 좀 더 가까이,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구에도 쑥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여느 커플들처럼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것쯤은 예상했던 일이다. 그래도 이럴 줄은 몰랐다. 자현 양에게서는 한 살 차이 연상이지만 누나다운 차분함이 느껴졌고, 홍 이병 역시 남자친구다운 든든함으로 자현 양을 리드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어느 누가, 설마 이 정도로 깨가 쏟아지는 이력을 가진 커플이리라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두 사람은 10월 1일이 만난 지 꼭 500일이 된다. 홍 이병이 곧 일병 진급을 앞두고 있으니 만난 지 1년쯤 만에 입대한 셈. 훈련 일정 때문에 신병위로휴가도 아직 쓰지 못했지만 3주에 한 번은 자현 양이 꼬박꼬박 면회를 가고 매일 밤 9시 45분에서 10시 사이에는 홍 이병이 전화를 건다. 정기 외박과 포상 외박을 나갈 때면 부대 근처인 일산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부대와 자현 양의 집이 가까운 덕분이니 이 정도도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보낸 훈련소 시절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기자는 묵묵히 이들을 최강의 닭살 커플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이런 커플이야 <

 

 

 

  군화 홍영택 이병

 

   군 생활은 그야말로 훈련의 연속이지만 그 와중에도 여자친구 생각에 여념이 없다.

   빛깔 고운 편지지에 적은 사연에도 정성이 담뿍~

 

곰신 신자현 양   

   

연상 같지 않은 풋풋한 외모, 뽀얀 피부의 소유자였던 이날의 곰신 신자현 양.  

무덤덤해 보이는 태도 뒤에 내조의 여왕이 숨어 있었다!  

 

커플 이력서

 

   대학 동기인 누나에게 ‘함께 놀 만한 친구’로 자현 양을 소개받은 홍 이병.

   그 후로부터 그들은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결국 두 사람은 연애에 성공! 주선자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 텐데?!

 

 

   

 

 

훈련병 커플을 위한 가이드라인

 

 

이야기는 홍 이병이 306보충대에 입소한 지 나흘째 되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이병을 그리던 자현 양은 한 번이라도 더 그를 보고 싶은 마음에 참관식에 참석했다. 홍 이병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눈에 띄는 원색의 옷에 모자까지 쓰고서. 그러나 막상 훈련병들이 모인 자리에서 홍 이병을 찾으려고 보니 이게 웬걸, 똑같이 머리를 깎고 앉아 있는 훈련병들 사이에서 무슨 수로 찾는단 말인가. 설상가상으로 당시 기수는 유난히 인원이 많았던 탓에 2,500명이나 되는 훈련병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결국 홍 이병 찾기를 포기한 자현 양. 하지만 그대로 돌아설 수는 없었기에, 난수번호를 부를 자원자를 모집하자 먼저 앞으로 나섰다. 홍 이병도 그때 사랑스런 여자친구가 그 자리에 온 것을 발견했다. 홍 이병은 그때를 회상하며 “3박 4일 동안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생활하며 힘들었던 것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것 같았다”며 “한 달의 훈련기간쯤은 쉽게 버틸 만큼 큰 힘을 얻었다”고 미소짓는다.

 

그날 자현 양이 부른 난수번호는 ‘1’번, 홍 이병의 미래를 결정하는 숫자였다. 그 결과 홍 이병이 배치된 자대는 9사단, 서울에서 지척인 일산이었으니 이런 것을 두고 사랑의 승리라고 하는 걸까.

 

 

자현 양의 열혈 내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홍 이병의 훈련병 시절, 불교 종교활동에 가면 매주 인터넷 카페에 여자친구나 가족이 올린 영상편지를 틀어줬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자현 양은 일부러 훈련이 끝나가는 5주차에 맞춰 3분짜리 영상을 공들여 만들었다. ‘너의 군 생활이 아닌 우리의 군 생활이니까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와 두 사람의 사진이 한참 이어지는 영상은 당시의 애틋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어디에서든 연애는 계속된다, 쭈욱~

 

 

이렇게 상대를 위해 노력을 쏟는 건 자현 양만이 아니다. 인터뷰 내내 자현 양을 향해 ‘예뻐 죽겠다’는 눈빛을 쏘던 홍 이병 역시 낭만파라면 낭만파. 영상편지의 원조도 홍 이병이었다.

 

지난해 이맘때 즈음. 자현 양의 생일은 11월이지만 홍 이병은 10월부터 바쁘게 준비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자현 양도 매일 바쁘다는 홍 이병을 보며 ‘뭔가 있구나’ 눈치를 챘지만 어떤 이벤트가 있을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마침내 자현 양의 생일이 되었을 때, 홍 이병은 직접 제작한 영상편지를 틀어주며 자현 양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사귀기 시작할 당시 영택이는 과대표를 맡을 만큼 과 활동이 많았는데, 저를 위해 과 활동도 다 접고 여자인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그만큼 제게 집중하며 충실해 주고, 정성을 많이 쏟아주는 데 늘 고마워요.”

 

당시 받은 케이크와 이벤트 사진을 보여주며(그렇다, 이 커플은 사진도 많이 찍는다) 홍 이병의 칭찬을 잊지 않는 자현 양. 

 

 

그런데 요즘 이 커플에게도 작은 걱정이 생겼다. 자현 양이 1년간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것. 그래도 더 오래 떨어져 있는 것보다는 홍 이병이 군대에 있는 동안 다녀오는 것이 나을 거라고 서로를 위로한다. 떠나야 하는 자현 양은 낯선 곳에서의 생활보다 자신이 없는 동안 홍 이병이 힘들어하지 않을지를 걱정하고, 홍 이병은 자신이 없는 동안에도 열심히 지내고 있는 자현 양이 자랑스럽단다.

 

조용조용 진한 연애를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1년의 헤어짐도, 전역까지 남은 기간도 아무 탈 없이 현명하고 행복하게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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