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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병영은 지금] 최전방 제7사단 & 27사단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 지상중계 - '필승의 전투력은 열린 병영에서 나온다'

 

 


최전방 제7사단 & 27사단 병영문화 혁신 대토론회 지상중계

‘필승의 전투력은 열린 병영에서 나온다’

 

 

 

 

01. 병영 내 악습·부조리 척결이 급선무

 

소대부터 사단까지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진행된 토론회를 통해, 병영에 잔존하는 갖가지 악습과 부조리가 병영 내 인명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임무분담제만 해도 선임의 임무까지 이등병과 일병이 도맡아 하며 형식적으로 수행되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8월 25일 사단 토론회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 사안 중 하나는 이등병과의 ‘맞선임’ 관계. 후임의 잘못을 선임이 떠안는 맞선임 제도를 없앰으로써 간부가 지정하는 멘토나 분대장과의 관계가 활성화되면 병영문화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리라는 기대이다.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서는 활발한 의사소통 방안을 보장하는 한편, 확실하고 강력한 상벌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명확한 신상필벌을 통해 악습을 제거하고 부조리의 악순환을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는 것.

 

이날 참석한 원태재 전 국방부 대변인(본지 자문위원)은 “제도와 법은 고치면 되지만 문화는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병영문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군은 사회의 일부이기에, 병사들이 사회문화 개혁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정면돌파 해야 한다.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본분을 지키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장병들에게 조언했다.

 

생산적 군 생활을 위한 여건이 마련돼야

 

군대에 몸담았던 사람이라면 후배들을 위한 조언으로 빼놓지 않는 것이 “군 생활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말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기계발 장려지원책으로는 사이버지식정보방과 사이버학점제(최대 12학점), 국가자격기술검정 지원, 1인 1자격증 취득제도, 검정고시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검정고시의 경우 7사단에서는 2011년 응시한 84명의 장병 가운데 부분 합격을 포함해 50%인 42명이 합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문제는 장병들의 참여율과 의욕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당직사관에 따라 통제방법이나 공부 시간이 다르고, 야근이나 작업이 생기면 지속적인 자기계발이 어려워 제도적인 뒷받침이 시급한 상황. 장병들이 자기계발을 ‘나를 위한 투자’로 여기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시간을 주고, 동아리의 범주도 취미와 개인 성향을 반영해 확대하자는 의견이다.

이날 토론회를 준비한 원홍규 사단장은 “지금까지의 병영문화는 다소 비생산적인 측면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며 공동체 생활에서 많은 것을 느끼는 3차원적 문화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02. 명확한 규정에 근거한 병영부조리 척결

 

육군 제27사단은 병영부조리의 발생 원인이 과거부터 내려온 잘못된 전통과 미흡한 규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전입 3일 만에 중대원 서열을 모두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등 부조리가 병영 내에 만연한 상황이지만, 어디까지가 병영부조리이고 어디까지가 군 기강 확립을 위한 적정선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병장이 장난삼아 하는 구타와 욕설이 신병에게는 심각한 병영부조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병사들의 자체규율은 질서 유지와 신병의 조기 적응에 필요한 요소라는 의견도 있어, 병영부조리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병영부조리 적발 시 지휘관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폭행이나 언어폭력 적발 시 무조건 타 대대로 전출시키는 일부 연대의 사례와 함께, 타 대대 전출이 병사들에게 가장 두려운 조치라는 공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토론회 참석자들은 지휘관의 조치에는 명확한 기준과 도덕적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인범 사단장은 “병영부조리는 간부와 병사들이 잘못된 문화를 방치한 결과”라며 “병영부조리는 어느 부대에나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그에 대처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존중·배려로 계급별 마찰 줄여야 병사 상호간의 계급별 마찰의 주요 원인으로는 잘못 정착된 임무분담제가 꼽혔다. 후임병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선임병이 지적받는 현재의 문화가 선·후임병 간 마찰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패널로 참석한 부소대장은 “선임병은 후임병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폭언을 하고, 후임병은 선임병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등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찰이 일어나는 요소를 없앨 수는 없지만, 서로가 한 발짝 양보하면 마찰을 줄일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다.

 

분대장의 권위신장을 위해, 부대 운영 발전을 위한 자리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동시에 분대장 역시 권위의식을 버리고 공정·타당하게 후임병들을 대해야 한다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분대장은 간부와 병사의 연결고리가 되는 만큼 자발적인 솔선수범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전 사단장은 “영리한 분대장은 최일선에서 분대원들을 가르친다”며 “영리한 분대장 선출을 위해서는 지휘관, 특히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