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0사단 번개부대
종합격투기 동아리
몸을 맞대고 운동을 하는 것이 남자들 사이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는 제일인 듯하다. 물론 강한 승부욕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가끔 감정이 상하기도 하지만 번개부대
종합격투기 동아리에서는 이런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관절을 꺾고, 펀치를 날리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전우애와 으리가 차곡차곡 쌓인다고.
글/ 윤자영 기자 사진/ 권윤성 포토그래퍼
태권도 사범출신 책임간부와 운동경력이 있는 팀장들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는 도일체육관은 부대 근처에 위치해있었다. 조심스럽게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자 준비운동을 하고 있던 20여명의 장정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인사는 잠시, 팔굽혀펴기 등으로 몸 풀기를 끝낸 이들은 곧 세 무리로 나뉘어져 팀별 운동을 시작했다.
책임간부인 김준호 하사는 주짓수팀과 권투팀, 레슬링팀으로 나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격투기는 여러 가지 무술이 하나로 접목되어 경기를 펼치는 것이기 때문. 팀별로 30
분씩 돌아가며 각 종목을 배우는데 무술을 가르치는 사람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가지고 있던 병사들이었다. 아마추어 권투선수였던 심민혁 일병과 중학교 때부터 레슬
링을 해온 성인재 일병, 운동에 관심이 많아 주짓수를 3년이나 배웠다는 박범찬 일병이
었다. 게다가 주도적으로 동아리를 만든 김준호 하사는 태권도 사범출신. 운동경력이 있
는 간부와 동아리장들이 단합하자 체계적인 동아리 활동이 가능해졌다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종합격투기 동아리는 올해 초에 만들어졌다. 원래는 김준호 하사의 주도로 태권도 동아
리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인원 모집 중에 부대에 무술을 배운 병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동아리에서 함께 운동을 하고싶어 한다는 것을 듣고 김준호
하사는 태권도 한 종목 뿐 아니라 다함께 운동을 하는 동아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종합격투기 동아리를 만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설립초기, 동아리 홍보시기에는 많은 병사들이 관
심을 보여서 ‘성공이구나’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허나 운동에 필요한 장비나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부대 내부에서 동아리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여건이 보장되지 않자 인원들의 관심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나오지 않는 병사들
도 생겨났다. 남은 인원들은 해결방법을 고심한 끝에 장비가 모두 갖춰진
외부 체육관을 대관하기로 했다.
다행히 동아리활동을 위해 부대 밖으로 나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체육관으로
장소가 옮겨지자 떨어졌던 병사들의 관심은 다시 높아졌다. 지금도 동아리
에 들어오고 싶다는 병사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최대 정원이 25명이고 이 정도
의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신입을 받지 않고 있다. 물론 전역을 하는 사람이 생기면
새로운 동아리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한다.
즐거운 동아리, 하고 싶은 동아리
동아리원들이 종합격투기 동아리에 들어온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 번째가 생소한 운동을 배우기 위함이었다. 고영현 일병은 “학창시절에는 공부 때문
에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없었고 졸업 이후에도 이런 운동은 쉽게 접할 수 없었
는데 군대에 와서 동아리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기회다 싶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군복무를 하면서 새로운 취미생활을 가지게 되는 것. 이런 활동으로 인해 군 생
활에 대한 추억과 군대에서 나는 무엇인가 했다는 자부심도 생기게 된다고 한
다. 물론 전역 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할 예정이라는 병사들도 많았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얼굴도 잘 모르던 병사들과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포대도, 생활관도 달라 마주치기도 힘들었지만 동아리에서 만
나 친분을 쌓게 되고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더 좋아졌다고. 그뿐 만 아니다. 평
소에는 주눅들어있던 병사들도 운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더 활발해져 경
례를 할 때도 더욱 힘차게, 훈련을 받을 때도 더욱 열심히 받는다는 것.
앞으로는 지금 배우는 세 분야를 접목해 진짜 종합격투기 동아리로 발전시키고
대회에도 참가에 상까지 받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가진 그들. 스스로 즐기면서,
더 재미있게,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동아리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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