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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HIM이 만난 5월의 병사] Real guy 이동건 군복입은 베스트 드레서 / 이동건 군대화보


 



지난 해 6월 15일 군에 입대하며 ‘부드러운 남자’에서 ‘진짜 사나이’로 변모한 배우 이동건은 군복을 입어도 ‘옷발’이 사는 남자였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는 군 입대 전,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된 이력이 있는 스타일 가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 어떤 명품 재킷보다도 그에겐 늠름한 군복이 잘 어울렸다.
군복으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이 남자, 이동건을 <HIM>에서 만났다. 

 취재/ 유성욱 ․ 박현주 기자
 사진/ 임재문(A&A스튜디오 포토 디렉터)
 진행/ 오상훈 기자
 헤어/ 이순이
 메이크업/이목화
 진행협조/ 박준뷰티랩
 



스타에서 남자로... 궁금했던 그와의 만남!

이동건은 입대 전 여러 드라마에서 부드러운 남자 역할을 주로 맡아 열연했다. 특히 <파리의 연인>에서는 “내 안에 너 있다”는 명대사로 수많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는 지금도 당시 쏟아졌던 팬들의 사랑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그에겐 동고동락하는 전우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이동건은 <파리의 연인>을 비롯한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서 주로 정장을 입었다. 정장은 그의 지적인 외모와 바디라인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몸에 꼭 맞게 입은 군복은 그를 더 멋진 남자로 만들었다.

거기에 강렬해진 눈빛과 단단해진 몸까지 더해져 그를 진짜 사나이로 만들었다. 하지만 매일 밤 9시가 되면, 그는 다시 감미로운 목소리를 내는 섬세한 남자로 옷을 갈아입는다. FM 주파수 96.7MHz <Friends FM 이동건입니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희 프로그램은 팝 위주의 노래를 들려 드리고 있어요. 일반 라디오 프로그램과 별반 다르지 않게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요.”

그가 라디오 방송을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은 과거에 타 라디오 방송국에서 DJ를 경험했던 ‘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군복을 입고 진행하는 <Friends FM 이동건입니다>는 제게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애인을 비롯한 군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죠. 때마침 앞서 진행했던 DJ와 교체시기가 맞아 작년 8월부터 진행하고 있어요.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요.”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DJ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해 한다.


나에게 ‘힘’이 되어 주는 전우들

군 생활을 하다보면, 가끔 입대 전의 소소한 일상들이 그리워지기 마련이지만, 군 생활을 하는 동안 그의 곁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일병과 함께 생활관에서 복무하는 홍보지원대원들은 총 13명이다. 그는 “계급을 떠나서 서로 형 · 동생으로 생각하고 지낸다”며, “비록 나이차가 많이 나기도 하고 계급과 서열도 다르지만,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모두가 고맙고 소중하다”고 말한다.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팬들이 제 것 이외에도 다른 병사들 것까지 다 챙겨준다”며 “이 기회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그는 홍보지원대 다른 병사들과 함께 국방부에 위치한 생활관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친다. 요즘엔 전방 부대 대부분이 현대화막사로 바뀌었지만, 그곳은 아직 20명 가까이 한 생활관에서 보내는 구형 막사다.

밤 12시 자정이 되어서야 생활관으로 복귀하는 그는 새벽 1시가 되어야 잠자리에 든다. 그런 이유로 기상시간이 다른 병사보다는 늦지만, 그래도 오전 8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기상 후 8시 15분이면 근무지로 이동해 국방홍보원에 마련된 생활관을 청소하고, 9시부터는 대외협력팀에서 당일 활동에 대한 스케줄 회의를 한다.

병무홍보대사로서도 활동하는 그는 306보충대가 있는 의정부나 102보충대가 있는 춘천 등에서 행사를 진행하거나, 병무청 행사를 위해 지방에도 다녀야 한다. 별도의 행사가 없어도 전날 방송분을 모니터 하거나, 그날 진행할 방송을 준비하며 바쁜 하루를 보낸다. 식사시간을 앞두고 개인 운동도 빼놓지 않는다.

서른 두 살, 이동곤(본명) 일병으로선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틈틈이 체력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군 홍보병, 진실 혹은 오해


스타로서의 이동건이 아닌 군복 입은 이동곤 일병으로서의 하루하루가 궁금했다.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원이자 병무홍보대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통해 바라본 군 홍보병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군인은 예명으로 살 수가 없다. 연예인 이전의 한 남자로 자신을 드러내야 하며, 누구나 똑같이 병역의 의무를 짊어진 군인으로서 생활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빈의 본명이 김태평임을 알게된 것도 그가 군에 입대하면서였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 이동건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동곤이란 본명으로 지금 남들과 똑같은 군 생활을 하고 있다.

흔히 우리가 범하는 잘못된 예단 중 하나는, 홍보병들은 일반병들과 전혀 다른 대우를 받으리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건 홍보병의 세계를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된 오해이다.

물론 운전병이란 보직은 다른 병사들에 비해 핸들을 잡는 시간이 많을 것이며, 통신병은 무전기를 취급하는 시간이, 취사병은 동료 병사들의 영양과 입맛을 책임지기 위해 총보다는 각종 식자재를 다루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보직이나 자신의 재능, 특기에 대한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군 홍보병은 장병의 사기앙양과 국방정책에 대한 대 국민홍보를 주업무로 한다. 이 역시 다른 병과와 마찬가지로 보직이나 특기에 따른 차이이지, 군인 본연으로서 열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과 같이 모든 게 공개된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에서 활동하는 이동곤 일병도 사격훈련을 하고 겨울에는 혹한기훈련에 참가해 행군을 하며, 밤이면 순번에 맞게 불침번을 선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일반병들보다 더 바쁘기도 하며, 체력적으로 벅차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한다.

나태하거나 툴툴댔던 게 후회스러워

“아마 사회에서 몸에 밴 생활방식 그대로였다면, 도저히 주어진 일정을 따라가지 못했을 겁니다. 그나마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틈틈이 체력단련이라도 하니 나름대로 적응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군인의 로망인 휴가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매일 매일 진행해야 하는 라디오 방송 일정 때문에 오히려 남들보다 휴가를 더 못가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동곤 일병은 군대 생활을 하며 더욱 강인하고 성숙해졌다고 말한다. 지금 생각하면 사회에서 일과 일상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조금 힘들다고 툴툴대거나 나태했던 게 후회스럽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회에서는 절대 맺지 못할 ‘전우와의 끈끈한 유대감’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다시 하더라도 큰 자산으로 남을 것 같다고.

병무홍보대사인 그가 입대 예정자들에게 주는 말.

마지막으로 그가 병무홍보대사인 입대 예정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늦은 나이에 입대하며 사실 저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군 생활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조금 길게 본다면, 인생에 있어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구요. 게다가 입대한다는 것은 나라뿐만이 아니라 내 가족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 가족의 안전을 남에게만 맡길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얼핏 들었던 군대 이야기들이 옛날 이야기들을 과장해서 말한 것들이더라구요. 군 생활, 할 만 합니다. 너무 막막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