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HIM이 만난 10월의 HIM] 연기 열정 넘치는 열혈청년 임주환 상병 & 수트를 벗고 군복을 입은 이준혁 이병

[HIM이 만난 10월의 HIM] 연기 열정 넘치는 열혈청년 임주환 상병

& 수트를 벗고 군복을 입은 이준혁 이병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변화

군인이여, 자긍심을 가져라!

 

 

건군 64주년 10월 1일 국군의 날을 앞두고 두 남자를 만났다. 사회에서는 개성 있는 연기자로, 입대 후에는 군인의 위상을 높이는 홍보지원대원으로 활약 중인 임주환 상병과 이준혁 이병이다. 60만 장병이 ‘멋진 군인’으로 인정받는 그날까지, 희망을 나누기 위해 쉼 없이 달리는 두 병사의 이야기.

 

진행/ 유희종・황지혜 기자

사진/ 조상철 포토 디렉터

 

 

 

 

연기 열정 넘치는 열혈청년 임주환 상병

군 생활은 연기에서 배울 수 없는 또 다른 인생

 

 

2009년 방영된 MBC 드라마 <탐나는도다>에서 뼛속까지 양반인 꽃선비 ‘박규’ 역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배우 임주환. 187cm의 70kg라는 훤칠한 몸매답게 모델 출신의 배우로 시작해 마침내 주연까지 올랐다. 입대로 인해 잠시 연기활동을 쉬게 됐지만 대한민국 남자의 신의를 지키기 위한 이 시간이 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글 / 황지혜 기자

 

희망을 나누고 싶은 열혈청년

 

임주환 상병과의 인터뷰는 “사실 처음엔 홍보지원대에 관심이 없었다”는 폭탄발언으로 시작됐다. 원래 자대인 23사단에서도 잘 적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지원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넘치는 열정을 표출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나눠주고 싶어 홍보지원대가 아닌 아이티 해외파견팀과 유엔군에 지원을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낙방. 그 다음으로 지원한 것이 바로 국방홍보지원대였고, 그렇게 홍보지원대원이 되기까지 10개월 반이 걸렸다.

 

지원 순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임 상병은 평소에도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다. 지금도 여러 봉사활동을 계획 중이다. 현재는 아이티 파병부대에서 위문공연으로 희망을 주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물론 아직은 혼자만의 계획이라는 거~ 국군방송 관계자와 관리자들을 만날 때마다 물밑작업이 한창인데, 일단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최종 결정은 상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만 하다.

 

“인터뷰에서 언급하면 혹시 윗분들이 의견을 들어주실 지도 모르잖습니까.”

넉살좋게 웃어 보이는 그. 과연 열혈청년답다.

 

 

장점과 단점 공존하는 국방홍보지원대

 

대한민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군인들에게 위문공연을 선사하는 홍보지원대원들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대원들은 위문공연을 받아 볼 기회가 없다. 게다가 홍보지원대에 대한 따가운 시선까지 돌아온다.

 

그의 고민은 바로 그것. 사람들은 ‘연예병사’는 휴가도 많고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보직에서든 군 생활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똑같지 않겠냐며 속상해한다. ‘연예병사’라는 말도 그렇다. 장병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정식 명칭인 ‘국방홍보지원대원’으로 불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래도 역시 위문공연을 다닐 때의 희열은 최고란다. 국군 장병들이 환호를 지르면 그 뜨거운 에너지를 같이 받는 것 같다고. 입대 전에는 연기만 하다가 홍보지원대에 와서 MC, 진행을 해 보니 이 또한 큰 경험이 됐다.

 

 

남다른 연기열정, 남다른 리더쉽

 

‘난 한 놈만 패, 한 놈만.’ 익숙한 영화 대사처럼 그는 꽂히는 작품 하나에만 몰두하는 편이다. 다작배우는 못 됐지만 <쌍화점>의 한백, <수상한 고객들>의 틱 장애자 김영탁 등 인상 깊은 연기로 천천히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KBS 드라마 <눈의 여왕>.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촬영 당시 자신의 촬영이 없어도 매일 현장을 찾는 열정을 보인 덕분에 주조연급으로 캐스팅되는 결실을 얻은 작품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배우로서의 고집 때문에 작품을 놓친 경우도 있어요. <탐나는도다>가 끝난 후 들어온 <성균관스캔들>을 놓쳤을 때도 팬들이 많이 아쉬워했죠. 전역하면 고집부리지 않고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만남을 주선하고 모임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리더 체질 때문에 술값 치르느라 곤혹이라며 엄살을 피우는 임 상병. 시행착오를 겪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어 똑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고 싶다는 그는 어느새 홍보지원대를 이끌어가는 든든한 선임이 되어 있었다.

 

 

 

 

 

 

수트를 벗고 군복을 입은 이준혁 이병

‘멋있는 군인’을 보여주고 싶다

 

 

깊고도 서늘한 눈매, 딱 떨어지는 수트는 흐트러지는 법이 없는 엘리트. 브라운관 속의 배우 이준혁은 언제나 차분하고 냉철했다. 그래서였을까. 선임과의 촬영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이등병 이준혁은 배우 이준혁과는 사뭇 다른 사람 같았다.

 

글/ 유희종 기자

 

배우에서 군인으로… 쉼표를 찍다

 

지난 6월 19일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입대한 이준혁 이병은 2006년 데뷔 후 쉼 없이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입지를 다져왔다. ‘꽃개(꽃 같은 개XX)’라는 별명을 안겨주며 이준혁이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적도의 남자>를 비롯해 여러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동한 그에게 군 생활은 데뷔 이후 처음 갖는 공백기. 그동안 자신을 많이 소비해 왔기에, 아쉬움보다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고 싶다는 것이 이 이병의 바람이다.

 

훈련병 시절 팬들이 보내준 편지 한 장에 너무나 큰 힘을 얻었다며 “팬이란 참 신기해요”라고 말하는 목소리, 자신도 그런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다며 진심으로 팬들의 행복을 비는 눈빛이 순수한 배우 이준혁.

 

그는 “서른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 자신을 잘 모르겠다”며 “준혁이는 앞으로 내가 더 사랑해줘야 할 사람”이라고 말한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떻게 하면 아프고 어떻게 하면 낫는지 생각해볼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지금 주어진 이 시간 동안 많이 알아가야지요. 그래서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군인의 자긍심을 지키려는 노력

 

지금은 군복만 봐도 최약자가 된 느낌이 들고 전역일은 보이지도 않는 이등병인지라, 그의 앞에는 오히려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별히 맡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프렌즈 FM ‘주고 싶은 마음 듣고 싶은 얘기(주맘)’의 차기 진행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라며 웃는다. 라디오는 무대에 오를 일이 드문 연기자 출신 병사들이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창구.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진행을 해보고 싶단다. 얼마 전에는 ‘주맘’의 신병 특집에 게스트로 초대받아 ‘절제미 있는 입담’을 들려주었던 만큼, 곧 그의 활약상이 전파를 타고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라디오를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이 이병이 홍보지원대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바람은 ‘군인이 멋있어 보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군인이 멋있고 숭고한 직업으로 박수를 받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불쌍하고 측은한’ 시선으로 군인을 바라보죠. 그것부터가 군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나라에 봉사하는 일입니다. 불쌍한 게 아니라 멋있는 일이고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 ‘군인이 멋있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이별을 겪고 슬퍼하는 군인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홍보지원대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군인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겠다는 그의 의지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