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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HIM이 만난 6월의 병사] K리그 돌풍의 주역 병장 김정우

 




K리그 돌풍의 주역 병장 김정우,

득점왕 1순위 신고합니다!


전문가와 팬 누구도 예상 못했다! 올시즌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깜짝 변신한 국군체육부대 김정우(상주상무피닉스) 선수가 올 시즌 K리그 최고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개막전부터 골 폭풍을 몰아친 이래 부동의 골게터로 자리잡으며 현재 리그 득점왕과 시즌 득점왕 1순위를 예약해놓고 있는 것. 개인적으로도 그에겐  기분 좋은 일이 겹쳤다. 6월에 드디어 병장으로 진급하는 것. 병장 계급장을 미리 단 이 달의 병사 김정우 선수가 월간 HIM 독자들에게 먼저 병장 진급 신고식을 치렀다. 올해의 득점왕 1순위 신고식과 함께….


취재/ 유성욱 기자  사진/ 임재문(A&A스튜디오 포토디렉터)

진행/ 오상훈 기자  촬영협조/ 국군체육부대, 상주상무피닉스




폭발하다, 숨어있던 공격 본능!


올 상반기 K리그의 최고 돌풍은 김정우 선수(29)이다.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 선수의 깜짝 변신은 K리그 판도와 득점왕 경쟁구도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초등학교 시절 잠깐 스트라이커로 뛴 경험이 전부인 수비수가 가장 강력한  올해의 득점왕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과연 그의 골 세레모니가 어디까지 갈까? 전문가와 팬 모두의 초미의 관심사이다.

사실 김정우 선수의 공격수 변신은 마지 못했던 선택이었다. 올해 새로 상주상무팀을 맡은 이수철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자신의 고민과 결단을 내비쳤다.


“우리 팀엔 전방 공격수가 없는 것이 취약점이다. 결정력과 볼 관리 능력을 겸비한 김정우를 전방 공격수로 쓰려고 한다. 김정우 개인에게도 또 다른 포지션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 선수의 깜짝 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지난 3월 5일 인천과의 홈 개막전에서 김정우 선수는 2골을 몰아넣으며, 특급 공격수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에도 김정우 선수의 골 세레모니는 멈춤이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잠깐 스트라이커로 뛴 경험이 전부인 수비수가 어느새 올해의 득점왕 후보 1위로 떠오르며, 득점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올 상반기 K리그의 최고 돌풍은 김정우 선수이다.


“감독님은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많은 장점을 가지신 분입니다. 언제나 선수들의 말에 귀기울여 주시고요. 제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주신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장 183cm에 몸무게 70kg을 유지하는 김정우 선수는 인상마저 가녀린 이유로 국가대표 시절 ‘뼈정우’란 별명으로 통했다. 하지만 요즘의 별명은 바뀌었다. ‘뼈트라이커’이다.


시즌 개막전 그의 활약이 크게 기대되지 않았던 이유도 신체적 이유와 경기 스타일로 공격수가 구비해야할 몸싸움이 단점으로 지적됐기 때문. 하지만 경기장 전체를 보는 시야가 좋으며, 특히 문전에서의 침착하고 간결한 동작이 골 결정력의 비결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제 단점이 극복됐다기보다는, 제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선수들이 많이 감당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누가 뭐랄까봐 김정우 선수는 또 착한 성품을 내비친다.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감독과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사실 축구선수로 따져 적지않은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건 그러한 성실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정우 선수는 올해가 특별하다. 2004년 참가한 아테네 올림픽 파라과이전에서의 2:3 분패가 선수 생활 중 가장 아쉬운 기억이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까지의 4경기를 모두 뛴 것이 가장 기억나는 대회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숨어 있는 공격 본능이 되살아난 걸까? 순진 순수의 성품의 그는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스트라이커로 만족하며, 골 욕심을 내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쥔다. 




병장 진급, 신고합니다!


K리그 득점왕 후보, 하지만 군인은 군인이다. 그래서 그라운드에 나설 때면 다른 구단 선수들과 달리 한 가지 무기를 더 가슴에 담는다. 바로 군인정신이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 생활관에 돌아오면 여느 병사들의 일상과 다를 바 없다. 역시 군인의 로망은 휴가! 시즌중이라 휴가는 어렵지만, 그 역시 특박에 목을 맨다. 사랑하는 연인까지 있는 상황이니 오죽하랴! 병장 김정우의 군대 이야기.

지난 5월 17일, 강릉의 한 연습경기장에서 진행된 김정우 상병과의 인터뷰 및 촬영은 흡사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그 날은 강릉시청과의 컵대회 32강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젠 직함 앞에 ‘명’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손색 없을 이철수 감독이지만, 아쉽게도 60만 장병들의 눈높이를 반영해 최고의 비주얼을 추구해야 하는 월간 HIM의 컨셉을 잘 이해하지는 못했다.


감독님은 단호하게 훈련 외 시간에는 충분한 휴식을 가져 경기에 집중하기만을 바랬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됐지만, 호텔 로비에서 호사스럽게 촬영을 할 수는 없었다. 주어진 시간은 분명히 지켰지만, 인터뷰 장소는 부득이하게 호텔 10분 거리 훈련장으로 ‘이탈’해야 했던 점 지면을 빌어 사죄드린다.


그렇게 주어진 최소한의 시간! 그래서 촬영 역시 ‘짧고 굵게’ 전투적으로 진행됐다. 새벽부터 준비한 촬영 스태프들은 잔디구장 옆 창고에 임시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물론 모델이 아니라, 스태프들이 전투적이었음을, 혹시 몰라 덧붙인다.


드디어 표지 촬영. 김정우 상병은 미리 준비한 군복을 꺼냈다. 그런데 계급장이...병장이었다. 그 역시 여늬 병사들과 매 한가지 다를 바 없는 군인이었던 것. 월간 HIM이 배포될 6월, 그는 병장으로 진급한다. 군 생활 2년 동안의 가장 큰 즐거움 하나가 진급, 그래서 미리 군복과 모자에 병장 계급장을 달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군인의 로망인 휴가는 또 어떨까?


“글쎄요. 사실 군 생활 동안 휴가가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데,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리그중에 휴가는 사실 엄두도 못냅니다. 하지만 특박이 있습니다. 경기에 이기면 특박이 주어집니다. 잘하면 2박3일을 갈 수 있습니다. 이건 비밀인데, 제가 군에 입대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아마 그 특박 덕분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김정우 병장(이하 병장)은 지난 2009년 11월 30일 입대했다. 하지만 입대 일주일 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남아공월드컵을 위해 뛰어야 했다. 군인으로서 그 대가는 혹독했다. 월드컵을 마치고 다시 군에 복귀한 그는 7월 땡볕 아래 훈련소에서 땀흘려야 했던 것.


“제가 운동 좀 하지만, 운동과 훈련은 또 다르더라구요. 특히 땡볕 아래의 행군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건빵의 진가도 처음으로 경험했어요. 힘든 행군을 하면서 하나씩 빼먹었는데, 지금도 그때의 맛은 잊지 못합니다.”


김정우 병장에게 군 생활은 특별하기만 하다. 워낙 적은 말수에 내성적인 면이 있었는데, 군대 생활을 하며 자신감과 함께 성격도 많이 활발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군생활 피날레의 순간이 서서히 다가온다. 병장을 달고, 조금 더 지나 서늘한 바람이 불면 전역이다. 전역을 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뭘까?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전국을 돌며 경기를 하다보니, 이왕이면 해외로 가보고 싶습니다.”


좋겠다, 김병장! 소개팅으로 만나 3년을 사귄 애인까지 있으니, 함께라면 더 꿈만 같을 것이다. 그때까지 열심히 골 많이 넣길! 올해의 득점왕, 김정우 병장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