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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만나고 싶었습니다] 국군방송 라디오 ‘행복 바이러스’의 진행자 이익선

[만나고 싶었습니다] 국군방송 라디오 ‘행복 바이러스’의 진행자 이익선

 

 

 

“장병들의 군 생활은 국방부, 군화모의 하루는 ‘행바’가 책임진다”

 

 

널리 퍼지면 퍼질수록 좋은 것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HIM을 주는 ‘행복 바이러스’다. 국군방송 라디오의 ‘행복 바이러스’는 보고픈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자칫 의기소침 생활할 수도 있는 부모들에게 따뜻한 그리움과 삶의 활력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청취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행복지기는 이익선, 국내 최초의 여성 기상캐스터로 사랑받았던 바로 그녀다.

 

글/ 유성욱 기자 사진/ 권윤성 A&A스튜디오 포토그래퍼

 

 

 

 

 

요즘 삼행시 백일장이 최고 인기 코너

 

 

아들을 훈련소에 보내는 날 부모님께 큰 절 하고 뛰어가는 아들이 눈에 밟혀, 아무리 추워도 난방을 안 한 채 겨울을 보낸다는 어머니들이 있다. 사랑하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상실감에 자칫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도 있지만, 같은 처지의 ‘군화모’들과 인터넷 모임을 가지며 위안받기도 한다. 그리고 또한 국군방송 라디오 ‘행복 바이러스’도 삶의 큰 버팀목이다.

 

군화모를 비롯한 열혈 청취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행복 바이러스’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국에 전파를 보내는 국군방송 라디오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육해공군 해병대의 따끈한 군 소식과 함께 군대에 사랑하는 이를 보낸 가족들의 따스하면서도 감동적인, 때로 유쾌한 사연들이 행복 바이러스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 마음에 전해진다. 그래서 ‘장병들의 군 생활은 국방부가 책임지지만, 군화모들의 하루는 ‘행바’에서 책임진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군인 가족들의 감동어린 편지와 문자메시지, 추억의 올드 팝송과 8090 가요로 감성지수와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행복 바이러스’는 매일 코너로 진행되는 1부와 요일 코너로 진행되는 2부로 나뉘어 방영된다. 매일 코너는 ‘공문선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마음을 읽다’, ‘간추린 병영 소식’ 등이 주요 코너이고 요일 코너로는 책 읽는 마을, 뮤직 리퀘스트, 다다익선, 음식문화 백과사전 등이 있는데, 특히 요즘 삼행시 백일장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삼행시 시제는 매일 바뀐다. 청취자들이 시제에 맞게 감동적이고 재밌는 삼행시를 문자 메시지, 홈페이지, 별사탕 게시판을 통해 보내면, 매일 삼행시 장원을 뽑아 선물을 주는 형식이다. 시제‘유자차’에 청취자가 순발력 있게 보내온 삼행시를 한번 감상해 보자.

 

: 난히도 추워지는 요즘♥

: 대에서 훈련 중인 아들들아♥

차: 가운 날씨라고 움츠리지 말고 열심히 훈련하여, 강인한 대한의 남아로 거듭나길 바란다. 사랑한다! 아들들아! 아자아자♥♥♥

 

‘무사고’라는 시제로 만든 삼행시에는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는 듯 하다.

 

: 얼하든 힘들구나

: 는 것이 가시밭길

: 진감래 오긴 할까

 

국군방송 박기주 PD는 “이러한 군 관련 삼행시를 통해 청취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안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라며, “판을 벌리기만 하면 나머지는 청취자가 꾸며 간다”고 프로그램의 위상을 설명한다.

 

 

 

 

 

첫경험도 여기서…마치 친정에 온 느낌 

 

 

국군방송‘행복 바이러스’진행자는‘아하, 그 여자!’라며 모두가 기억할 만한 인물, 국내 최초의 여성 기상캐스터로 대중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바로 그 이익선이다.

 

이익선은 지난 1991년부터 2006년까지 KBS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며 장장 14년 5개월을 뉴스광장 등에서 출근길 기상정보를 전했다. 매일 새벽 4시반에 기상해 출근하는 성실함에 똑 부러지는 외모와 깔끔한 진행이 더해져 인기를 모았다.

 

지난 2005년 결혼과 함께 1남1녀를 두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리고 있는 그녀가 국군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왜일까? 물론 아들이 군대에 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말이다.

 

알고 보니 이익선은 국군방송을 내보내는 국방홍보원과 보통 인연이 아니었다.

 

“KBS 입사 전인 1990년에 군 홍보영화를 만들던 국방홍보원의 현장취재 리포터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펀치볼의 아침’이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 그야말로 양구군 해안면 일대를 구석구석 섭렵했지요. 그게 제겐 방송으로서의 첫경험이었습니다.”

 

또한 2000년초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8년에 MC로 국군방송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니, 이익선의 표현대로 ‘이 놈의 질긴 인연’이라 할 만하다. 그렇게 친정과도 같은 국군방송에서 다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10월, 바로 그녀의 이름을 수식어로 달아도 손색이 없을 ‘이익선의 행복 바이러스’를 통해서다.

 

“전임 진행자인 남복희 선배가 터를 잘 잡아놓은 덕을 보기도 했지만, 고정 청취층과의 유대가 아주 두텁습니다. 실시간 SMS 문자메시지 참여가 많은데, 찍힌 번호만 보고도 제작진은 그 청취자의 성격부터, 지역, 가족관계, 관심사를 줄줄 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전하면서도 사람 사는 따뜻함과 끈끈함이 있기에, 방송 경력이 20여년이 훌쩍 넘는 이익선이지만, ‘행복 바이러스’를 진행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오늘을 만든 KBS에는 다소 미안한 이야기지만, 지금 KBS 프로그램 하나와 국군방송‘행복 바이러스’를 선택하라면, 고민할 것도 없이 후자를 택할 것이라고. 진행자가 행복한 프로그램, 청취자 역시 행복하게 할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어 보인다.

 

국군방송 박기주 PD는 “청취자를‘오픈 스튜디오’로 초청해 참여도를 계속 높여나갈 계획이고 연말쯤에는 청취자들의 사연을 모아 『엄마가 하는 군생활』이라는 책자도 발간할 예정이라며, 청취자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국군방송 라디오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 춘천, 포천, 철원에서 94.1Mhz를 통해 청취할 수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R-2를 통해서도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다. 국군방송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실시간 청취도 가능하다. 실시간 문자메시지 참여는 #0967(정보 이용료 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