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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2013. 8월의 동아리]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 바둑동아리 'Black&White'

흑과 백의 치열한 두뇌싸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바둑동아리 'Black & White'

 

하얀색과 검은색 바둑알이 번갈아가며 목재 바둑판 위에 놓인다. 큰 움직임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치열함이 존재하고, 대국을 하는 이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하다. 하지만 또 어느새 진지한 얼굴을 풀고 전우들과 장난치느라 바쁘다. 흑과 백, 정반대되는 색깔이 어우러지며 만들어가는 바둑과도 같이 대결을 하면서 친목까지 도모하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의 바둑동아리 Black & White를 만났다.

 

 

 

프로 기사에게 배운다

바둑이라는 스포츠는 흔히 어린 시절 두뇌계발을 위해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보통 군부대에서는 머리를 쓰는 동아리보다는 몸을 쓰는 동아리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알고 있는 이 두가지 경우를 생각해 봤을 때 인천해역방어사령부(이하 인방사)의 바둑동아리는 기자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처음 Black & White가 창설될 당시에는 국방부 차원의 바둑보급사업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다른 여러부대와 함께 인방사에서도 병영바둑교실이 실시되었는데, 수병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고. 이것이 발전하여 동아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인방사 내에서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가 있었던 데다가 때마침 한국기원에서 프로기사를 강사로 지원해주겠다고 나서서 동아리 창설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단번에 갖춰졌다. 현재는 한국기원 소속의 김수진 기사가 매주 인방사를 찾아온다. 그녀는 동아리 활동이 있는 월요일 오후 6시 부터 8시까지 동아리원들에게 바둑을 가르쳐주고있다. "활동에 빠지지 않고 잘 나오는 친구들이 많이 보일 때나 실력이 빨리느는 수병들이 있을 때 이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라는 그녀는 떄로는 수병들과 함께 대국하기도 하고, 맛있는 간식을 사다주기도 하면서 병사들의 즐거운 동아리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취미를 넘어 자격증까지

Black & White가 색다른 이유가 몇가지 더 있다. 첫번째로는 바둑동아리가 인방사 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매니아 층까지 형성이 됐다는 것이다. 바둑에 재미를 붙인 이들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서 1년에 2번정도 한국기원에서 실시하는 승단심사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이미 단과 급을 딴 수병도 있다.

이런 수병들의 열정을 높이 사 인방사에서는 작년부터 프로기사의 주관아래 1년에 2번 인방사 바둑대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전 결과에 따라 1등부터 3등까지 포상휴가를 준다고 한다. 당연히 바둑대전은 여느 국제 대회 못지않게 치열하다.

수병들이 처음 동아리에 들어올 때 대부분은 바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차근차근 배우면서 바둑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그렇게 새로운 취미생활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집중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수병간의 친목도모의 효과도 있다. 어떤 수병은 "추리소설보다 바둑이 더 재미있어졌다"라며 전역 후에도 꾸준히 바둑을 취미로 가질 것이라 말한다.

바둑에는 신의 한 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한 수를 의미한다. 동아리원들의 인생에서도 Black & White가 신의 한 수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