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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의 지난 이야기/2011-2015

김윤혜 - 영화 <소녀>에서 파격 변신 시도한 모델 '우리'

배우 김윤혜의 아름다움은

모델 우리의 신비로움을 넘어섰다

 

김윤혜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그녀의 이름이었던

‘우리’는 꽤 익숙하다. 열두 살의 나이로 데뷔해 큰 화제를 모았던 초등학생 모델 우리는 인형 같은 외모와 성숙한 분위기를 선보여 신비 소녀로 사랑받았다. 그 후, 청소년 드라마로 연기 신고식을 치르고 몇 편의 트렌디 드라마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하며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러던 그녀가 완벽한 변신을 선언했다. 본명 ‘김윤혜’로 미스터리 로맨스 영화 <소녀>의 타이틀롤을 맡아 주연 여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 것이다. 차갑고 도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낯가림이 없어 누구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발랄한 그녀. 새 영화로, 월간 HIM과의 인터뷰로 국군장병 모두와 가까워지기를!

 

 


영화 <소녀>는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사랑이야기!

성인 연기자로서는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가 곧 개봉되는데, 기분이 어때?
많이 떨려요. 앞으로 언론시사, VIP시사가 줄줄이 있고, 개봉일(11월 7일)도 다가오니까 점점 더 긴장되네요. 하지만 기분은 정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어려운 역할이어서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긴 했지만, 꼭 연기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고, 정말 하고 싶었던 영화였거든요.
얼마 전에 완성된 작품을 처음 봤는데, 만족스럽지 못했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와서 걱정이 되기는 해요. 관객들은 물론이고 가족들, 친구들이 어떻게 봐줄까 많이 떨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다행히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서 조금은 마음이 놓여요. 영화제에서 작품을 보신 분들이 블로그나 SNS에 좋은 평들을 많이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영화 <소녀>와 맡은 역할 ‘해원’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한다면?
정말 간단히 한 줄로 얘기한다면, 한 소년과 소녀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장르는 잔혹 로맨스?! 제가 맡은 해원이란 캐릭터는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인물이에요. 또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고, 괴이한 소문에 휩싸인 소녀이고요. 많은 대사를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가 아니라 눈빛 하나, 작은 표정 변화로 고조되는 긴장감을 표현해야만 하는 역이어서 부담이 많이 됐어요.


주연 데뷔작 <소녀>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끌어가야 해서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영화의 흥행에 대해 크게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고, 영화를 보신 분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그런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어요. 영화가 주는 여운 때문에 극중의 소년, 소녀를 그리워 하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모델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영화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같은 모델 출신 연기자로서 하지원, 공효진 선배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는데 저도 꼭 그렇게 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어? 모델 우리가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네?’라고 놀라셨으면 좋겠어요. 

 

 

미디어 속 차가운 내 모습, 친구들은 놀리기 바빠

이제 스물세 살인데, 스스로를 소녀라고 느낄 때가 많아? 아니면 다 컸다고 생각해?
거의 정확하게 반반인 것 같은데요. 혼자 있을 때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아직 마냥 소녀인 것 같고, 일을 할 때는 정말 어른스럽고, 프로페셔널하게 임하는 편이거든요. 워낙 어려서부터 모델 일을 시작했고, 화보를 통해 보이는 이미지는 차갑고, 성숙한 편이니까 연예인 김윤혜를 알고 있는 분들은 사진 속의 모습을 실제처럼 생각하실 때가 많아요.
그런데 친구들은 방송이나 잡지 속의 제 모습을 보면 막 놀려요. 평소에는 절대 그렇지 않으니까요. 성격이 밝은 편이고, 낯가림도 거의 없고, 장난도 진짜 잘 치거든요.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모습과는 정말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웃음)


취미나 특기 같은 게 있어?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
특기라고까지 하긴 좀 그렇지만, 일본어는 꽤 오래 공부를 해서 일상생활 속에서 큰 무리 없이 쓸 수 있어요. 요즘도 감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가끔씩 공부하고 있고요. 춤도 기본적인 것들은 꽤 오래 배워서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어요.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 촬영 때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학생 역을 연기하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특별히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성격 자체가 스트레스를 잘 받는 편이 아니어서요. 저는 커피도 좋아하지 않고, 술도 마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주량도 몰라요. 딱 한 번 소주를 다섯 잔까지 마셔본 적이 있긴 한데…그게 거의 한 시간에 한 잔씩 다섯 시간 동안 마신 거였거든요.(웃음) 보통 혼자 집에 있을 때는 책을 많이 보고요. 바느질, 꽃꽂이, 인형 만들기 같은 것 좋아해요.


그럼 장병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어?
책을 가려 읽지는 않지만, 특히 좋아하는 것들은 있어요. 시집이나 에세이를 좋아해요. 아마 군대에서는 호흡이 길고, 심각한 주제의 책들은 집중해서 읽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군 생활 자체가 많이 힘겨울 텐데, 책은 조금 가볍고 부담 없이 읽을 만한 것들로 즐겨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서 박광수 작가의 『참 서툰 사람들』과 하상욱 시인의 『서울 시』를 추천하고 싶어요. 『참 서툰 사람들』은 위안을 주는 그림과 짧은 이야기들이 실린 책이고요. 『서울 시』는 정말 참신하고 유쾌한 시집이라고 생각해요. 둘 다 쉬어가면서 틈틈이 읽기에 좋은 책이에요.

 


학교보다는 현장에서 많은 걸 배우고 싶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연예 활동을 해서 학교를 꼬박꼬박 가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학업에 충실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친구들이 어떻게 고등학생 시절을 보냈고, 얼마나 힘들게 공부를 했는지는 잘 알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으로 인해 어떤 혜택을 입고 대학에 간다는 것이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편치 않았어요.
또, 방송이나 영화 스케줄이 잡히면 학교생활을 규칙적으로 할 수도 없고,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렇게 대학을 다니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에게 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고, 저 스스로에게도 크게 도움 되는 일은 아닐 것 같아요. 학교보다는 현장에서 더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에요.

 

열두 살에 데뷔했으니 인생의 절반을 연예인으로 살았네! 언제 직업에 대해 확신이 들었어?
음…일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건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어요. 아마 스무 살 넘어서부터 이 일이 정말 내가 가야하는 길이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는 사진을 찍는 게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재미있는 놀이처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 힘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었고요. 가끔 다른 일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는데, 그래도 다시 이 일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돌아와요.


원더걸스 멤버가 될 뻔 했다는 얘길 들었어. 어떻게 된 얘기야? 혹시 걸 그룹이나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었어?
오래 전에 원더걸스에서 기존 멤버가 탈퇴했을 때, 회사를 통해 연락이 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뭐 구체적으로 진행됐던 것은 아니고, 그냥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듣게 된 해프닝 같은 거였어요. 물론 지금은 연기가 더 좋고, 가수나 다른 일에 생각은 없지만, 그때 그 제의를 직접 들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는 해요.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는 몰라도 분명히 한 번쯤은 깊이 고민해봤을 것 같아요. 춤, 노래 다 좋아하니까요.


최근 월드쉐어 홍보대사가 됐는데,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거야?
앞으로 2년 동안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에요. 내년에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러 직접 찾아갈 생각이에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활동에 참여할 것이고요. 아직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홍보대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진심을 다해 활동할 거예요.


뉴스에서 군대 소식 들리면 걱정이 앞서

가족 중에 군인이 있다고 들었어. 그러면 군인이 낯설거나 어색하진 않겠네?
네, 그럼요. 저는 군인 좋아하는데요?! 늠름하고, 남자답고 멋있잖아요. 사실 하나뿐인 저희 형부가 군인이거든요. 6사단 청성부대 양재윤 중사님!!!(웃음) 저는 가끔 언니네 집에 놀러갈 때마다 형부한테 부탁해요. 집에서도 군복 입고 있어 달라고. 그게 너무 너무 멋있거든요.
작년에 형부 부대에 면회를 간 적도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고 기분 좋았어요. 가끔 뉴스에서 군대와 관련된 사건, 사고 소식이 들리면 막 떨리고, 걱정이 되는 것도 가족 중에 군인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군인이라고 다 멋있는 건 아닐 텐데, 남자의 어떤 점을 눈여겨봐?
기본적으로 유머 감각이 있고, 다정다감하면서도 예의바른 사람이 좋아요. 쌍꺼풀 없는 눈을 좋아하는 편이고, 전체적인 외모로 이상형을 꼽자면 현빈 선배님 같은 스타일이 좋아요. 그렇다고 남자를 볼 때 외모나 스타일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에요.
저는 그런 외적인 것보다 매너와 행동, 말투 같은 것들에 더 많이 관심이 가요. 그래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욕이나 비속어를 섞어가며 얘기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기 힘들어요. 그런 걸 친근감의 표시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저는 불편하더라고요.


인터뷰를 보게 될 국군장병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전국의 모든 군인 오빠, 동생들 건강하게 군 생활 잘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생활하는지, 무슨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여자라서 세세히 알 수는 없지만, 힘든 일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마음 굳게 먹고, 다들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내 친구 이병준, 박상욱, 김종석…. 다들 힘내고, 나중에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아! 그리고 11월에 휴가 나오시는 분들은 꼭 극장에 가서 영화 <소녀> 관람해주세요!(웃음)